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항공우주부품개발사업을 통해 이미 성능이 검증된 유인항공기를 무인기로 바꿔 활용할 수 있는 유·무인 혼용항공기(OPV)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유인기의 조종계통 개조 및 위치·변위·자세 센서, 통신시스템, 계기 및 엔진데이터 인터페이스 등을 장착해 무인화 하는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무인기를 개발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 신뢰성 있는 무인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인기를 무인화하면 기존의 조종석 공간에 사람 대신 영상레이더(SAR) 등 다양한 장비를 탑재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위험 지역 근처까지 유인 비행한 후 위험한 임무 수행 시에는 조종사 없이 무인기로 전환하는 유․무인 복합 운용이 가능하고 노후화되거나 쓰임새가 줄어든 군용 항공기를 무인화해 사격 훈련용 표적기, 상대를 교란하기 위한 기만기, 레이더 기지 타격기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군 전력 증강을 기대할 수 있다.
이같은 다양한 쓰임새에도 이 기술은 아직까지 미국 등 극소수 국가만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한정적으로 적용돼 항공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블루오션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항우연은 이번에 개발한 OPV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국내 시장 창출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으로 향후 충돌회피, 자율비행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미래형항공기(PAV) 기술개발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항우연은 이번에 개발한 유․무인혼용기(OPV)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기 부품 비행시험시스템도 선보였다.
OPV를 활용하면 유인비행 보다 복잡한 조종을 정확히 반복 수행할 수 있어 유인비행 시험보다 정밀한 비행 시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항우연은 이 시스템을 통해 GPS.INS, AHRS, MEMS 등 항공기 자세센서, VOR, ADS-B과 같은 항법시설, 통신기, 탑재체 등 주요 항공기 부품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향후 국내 항공부품 시험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관련 중소기업 제품의 성능 검증 및 품질 향상 등 국내 항공기 부품산업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항공기 부품 생산 업체들은 그동안 새로운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고도 비행시험에서는 수치적 분석이 불가능한 단순 기능 작동 여부만 확인하거나 이마저도 해외에서 진행하는 애로를 겪었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유인항공기의 무인화 기술은 향후 항공분야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유․무인혼용기를 기반으로 하는 정밀비행시스템이 국내 항공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무인혼용기 시제기 및 비행시험시스템은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민군기술협력 대제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