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 늘려야”

2014-05-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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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조 원장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내달 임기를 마치는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장이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최근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도 안정성 확보를 위해 더 늘릴 필요가 있다”며 “미국 스페이스엑스사의 팰콘 발사체의 경우에도 세 번 발사 실패 과정을 겪으면서 성공할 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형발사체는 2017년 시험발사 한 번만 예정이 돼 있다.

그는 차후 시장 경쟁력이 있는 발사체 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최근 “한국형 발사체 성공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개발 후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임기를 마치고 서울대 강의실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시원섭섭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 원장은 “예산 따러 다니고 조율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안해도 되는 것은 홀가분하지만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발 체계를 바꾸는 것을 시작했는데 마무리하지 못해 아쉽다”며 “학교로 복귀해 항공 우주 분야와 완전히 떠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011년 취임한 김 원장은 “그동안 나로호 발사와 아리랑 3, 5호와 과학위성 등 네 번의 발사에 성공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2040 비전을 수립한 것도 제일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국형발사체의 가격 경쟁력과 관련해 김 원장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성능이 돼야 되고 그 다음이 가격인데 설계 개발과 제작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중점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같이 우주기술의 저변이 넓고 풍부한 로켓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산업기반이 갖춰져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엔진 개발이 가능한 환경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발비가 많이 들더라도 물건 값은 싸게 책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이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사례로 든 회사가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다.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는 추력 500톤의 팰컨9 로켓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달아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모두 성공했다.

팰컨9 개발에 스페이스엑스가 투입한 비용은 나사가 유사한 수준의 로켓 개발에 필요할 것으로 예측한 금액의 10분의 1 수준인 3600억원에 불과하다.

스페이스엑스가 공개하고 있는 팰컨9의 위성 발사비용은 기존의 2분의 1, 3분의 1인 700억원대 수준으로 다른 발사 업체들도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감 때문에 비용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탄생 10년만의 신생 벤처 업체가 이룩한 성과로는 놀라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2조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입해야 하지만 발사비용 자체는 저렴하게 책정할 필요가 있다”며 “반복 비용과 비반복 비용을 구분하는 가운데 양산이 가능하도록 기계 가공보다는 주조를 이용하고 자동화를 통해 반복 비용을 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형발사체 발사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더라도 양산가가 600억원이면 상업적으로 어려워 진다”며 “시중 발사가가 300억원인데 나머지를 정부가 계속 채워주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10톤이 넘는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팰컨9의 성능과 비교해 1.5톤 정도의 위성을 실어 나르는 한국형발사체의 성능으로는 200억원에서 300억원의 발사비용이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한국형발사체를 통해 하려는 발사 사업은 틈새시장인 저궤도 위성 발사로 스페이스엑스의 정지궤도 위성과는 분야가 다르다.

김 원장은 “시중가격을 고려해 발사용역 비용과 이윤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양산가를 150억원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랑 5호 발사비용에는 190억원, 아리랑 3A호가 250억원이 들었었다.

그는 “양산가를 150억원~200억원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부품별 가격 목표를 정해야 할 수도 있다”며 “국내 산업체들이 개발비를 정부에서 다 대주는 데도 허덕이면서 아직 개발비에서 이윤을 남기려 하지만 지속적인 사업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발사체 기술은 1969년 아폴로 우주선 이후 더 발전한 것이 없어 따라붙을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며 “왕복 우주선 등 셔틀 발사체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후퇴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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