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 근처 해변에 있는 소도시인 아일라 비스타에서 20대 대학생 엘리엇 로저가 쏜 총탄으로 아들을 잃은 리카르드 마르티네스는 CNN에 “정부에는 바보 천치들만 가득하고 국회의원들은 의사당에 앉아 우리 자녀들은 신경도 안 쓴다”며 “내 아들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미국총기협회(NRA) 때문에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총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만 내 아들이 생존할 권리는 없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르티네스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선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이제 이 미친 짓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총기 규제 운동 단체 '총없는 마을'은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후 17개월 동안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72건이나 된다”며 “아일라 비스타 총기 난사도 이 도시가 사실상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캠퍼스와 다름없어 교내 총격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전 연방 하원의원 개브리얼 기퍼즈의 남편인 마크 켈리는 “총으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불행을 막기 위해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알아야 할 때”라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미국에선 지난 2012년 말에 발생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강화가 추진됐지만 공화당과 NRA 등 보수 진영의 반발로 총기 규제 강화는 실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NRA는 “총기 범죄는 총기 무장으로 막아야 한다”고 선전했고 각 주에선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속속 제정됐다.
지난 달 조지아주는 교회, 학교, 공항, 관공서에서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총기안전소지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조지아공대 등 각급 공립학교와 애틀랜타 대형 교회에서 강력 범죄가 잇따라 피해자 측의 요구와 총기 범죄 예방이 설득력 있는 명분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