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추적 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측근으로 도피를 도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종교 지도자급 인사를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6일 오후 11시쯤 이재옥 해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을 경기 안성시 공도읍 자택 근처에서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씨는 유씨가 평소 기거하던 사진스튜디오 앞에서 "여기서 크게 목소리를 지르면 (유 전 회장이) 혹시 나오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 외쳐보실래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1주일 정도 지난 이후 유 전 회장과 마지막으로 금수원에서 만났다"며 유씨가 금수원 내부에 머물렀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구원파 내 종교 지도자급인 이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주도적으로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이사장은 구원파 내 상위서열자로서 유 전 회장의 도피 또는 은신 계획을 짜는 등 구원파 내 강경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재단 돈으로 유 전 회장의 사진을 비싸게 구입하는 등 배임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이 구원파 소유 순천 송치재휴게소에서 1주일간 머물다 최근 구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이 일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밤 인천 남구 소재 인천지검 앞에는 구원파 신도 80여 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한 한모 씨 등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4명에 대해서도 전날 밤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유 전 회장 도피에 필요한 물품을 전해주거나 차명 휴대전화를 마련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