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통합진보당 정태흥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에 비유했다.
정태흥 후보는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세월호 사고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안에서 발생한 산재사고에 대해서는 실질적 소유자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라고 정몽준 후보를 겨냥해 말했다.
정태흥 후보는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3월 6일~4월 28일까지 산업재해 사고로 총 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이 모든 산재사고에서 회사 측의 법 위반과 안전 미비가 확인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안전 장비만 갖춰지면 막을 수 있는 전형적인 인재였다”며 “(현대중공업은) 최저가 입찰 등으로 현장상황을 불법이 난무하는 전쟁터로 만들어 하청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태흥 후보는 산업재해 은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더 심각한 것은 4월 26일 사망한 분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살로 몰아가고, 산재사망 발생 24시간 이내에 노동지청에 사고 사실을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 사망사고를 보고하지 않고 산재를 은폐하려했다”고 지적했다.
정태흥 후보는 지난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지회가 현대중공업의 산재 은폐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틀 동안의 조사에서 106건의 산재 은폐 사례가 드러났다는 것도 전했다. 또 고용노동부가 조사해 완료된 산업재해 13건 중 11건이 은폐로 드러났다는 점도 밝혔다.
정태흥 후보는 “(산재 은폐에도 불구) 오히려 현대중공업은 5년간 955개 산재보험료 할인을 받았다”며 “이게 말이 됩니까”라고 쏘아붙였다.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에게 “자신의 사업장에서 산재사고가 비일비재하고, 산재마저 은폐하려고 시도하는 사업주가 과연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정몽준 후보는 “현대중공업은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제일 모범적인 기업”이라며 “인명사고가 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몽준 후보는 “회사에서 3000억 원을 투자해서 인명사고 없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현대중공업이 너무 나쁜 회사라 주장하지 말고, 다른 중공업 기업에 비해 어떤지 균형적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태흥 후보는 “산재를 은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산재 사고로 사람이 죽어도 벌금이 100만 원 수준”이라며 벌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가 담배꽁초 투기 단속으로 걷고 있는 금액이 91억 원"이라며 “기업은 한해 20억 원 정도만 벌금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태흥 후보는 영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기업살인 처벌법’, 즉 산재사고당 6억 9000만 원을 부과해 산재사고를 확 줄인 효과를 본 이 법의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몽준 후보는 “‘기업살인 처벌법’ 제목이 무섭다”면서도 “이왕이면 6억 갖고 되겠나, 몇 십억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