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이사회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특별 검사는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이사회에서는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정 감사가 문제 소지가 있다며 특검을 요청, 금감원이 나섰다.
당국은 이미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20여 명의 검사인력을 투입했다. 검사 과정에서 지주사와 은행 최고경영진 사이의 의사 결정 등 각종 내부통제 부실 정황이 포착돼 검사 기간을 6월 초까지 늘린 상태다.
금융당국은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임 회장은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고, 이 행장도 관변 연구소인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 척결을 외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불거졌으므로 금감원으로서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이미 5년 전인 2009년에도 KB금융은 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기종 선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미 한 차례 발생했던 내부 갈등 구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면서 금감원이 칼을 빼든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화해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이들은 경영자로서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조직을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해선 둘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30일 다시 감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 회의를 열고 주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