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업계 지각변동-1]시공순위로 본 흥망성쇠...엠코·호반 뜨고 중앙·벽산 지고

2014-05-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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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곳 10년 내 50위권 진입, 순위권 밀려나거나 퇴출도 다수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삼익주택·우성건설·우방·건영·청구…. 신도시 개발과 아파트 건설 붐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건설사들의 이름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중소 건설업계 판도가 크게 달라졌다. 주택 시장에서 방만하게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업체들이 무대 위에서 사라지는 동안 보수적·안정적  경영으로 악재의 파고를 넘은 업체들이 신흥강자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건설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서바이벌에 성공한 중소 건설업체들의 현황과 그들의 생존전략을 짚어본다. 
 
건설업체의 공사실적 및 재무상태·기술능력 등을 나타내는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시공순위)를 보면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흥망성쇠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시공순위 100위권 내에도 못 들던 건설사가 30위권에 이름을 올려놓는가 하면 아예 순위권에서 자취를 감춘 곳도 적지 않다.

대한건설협회가 매년 발표하는 시공순위를 분석한 결과 2003년 당시에는 100위 내에도 들지 못했다가 지난해 50위 내 진입한 건설사(상호명 변경 제외)는 현대엠코·호반건설·한양·서브원·STX건설·포스코엔지니어링·우미건설 등 7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설립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엠코는 약 10년만인 지난해 시공순위 13위까지 올라갔다. 모그룹이 발주하는 공장과 연구소 등을 꾸준히 수주·건설하며 시공능력을 키웠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하기 전까지 주택사업도 순조로웠다.

호반건설은 2003년에는 100위권 밖이다가 2009년 77위, 2012년 32위, 지난해 24위로 시공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4년전 3396억원에서 지난해 1조7152억원으로 5배 가량 늘었다.

한양은 10년전 10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공순위는 26위이며 시공액은 4년전인 2009년(7598억원)보다 6000억원 가량 늘어난 1조3879억원이다.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은 건물·부동산 관리 및 리조트·골프장 건설 등을 통해 지난해 시공순위를 37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자금난을 겪는 STX그룹 계열사 STX건설도 100위권 밖이던 시공순위를 2009년 50위, 지난해 40위까지 올려놨다.

대우엔지니어링을 편입해 2011년 설립한 포스코엔지니어링(44위)도 신흥 강자다. 대우엔지니어링 역시 10년 전에는 100위권 밖이었고 2009년에는 5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시공순위 45위인 우미건설도 10년 전에는 100위권에서 찾을 수 없었다. 2009년(59위)과 비교해서도 14계단이나 상승했다.

50~100위권에는 반도건설(61위), 중흥건설(63위), 요진건설산업(79위) 등이 새로 진입했다. 2003년 시공순위 100위에 턱걸이했던 서희건설은 지난해 70계단이나 오른 30위에 안착했다. 같은 기간 시공액은 1046억원에서 1조1761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와는 반대로 100위권 내에서 사라진 건설사들도 적지 않다. 2003년만 해도 시공순위 각각 31위, 35위였던 고려산업개발과 우방은 두산그룹과 SM그룹으로 편입됐다. 중앙건설(2003년 44위)은 자금난을 겪다가 2012년 상장폐지됐다. 신성건설(46위)·성원건설(48위)·신원종합개발(49위)·성지건설(50위·이상 2003년)도 10년이 지난 지금은 시공순위 100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2003년 시공순위 23위에 올랐던 벽산건설도 최근 퇴출됐다.

1962년부터 2011년까지 50년간 시공순위 상위 30위권을 유지한 업체는 현대건설·대림산업·경남기업·삼환기업·풍림산업 등 5개사에 불과하다. 이중 경영권 변동이 없는 곳은 대림산업·삼환기업·풍림산업 3개뿐이다. 건설업계가 그만큼 부침이 심했다는 방증이다.

시공순위가 급등한 건설사들은 그룹 계열사 공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했거나 최근 분양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주택업체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과거 주택시장 호황기 시절 몸집을 불린 청구나 우방 등은 유통업계에 진출하는 등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해 경영난을 불렀다”며 “침체기에도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안정적으로 경영을 해온 건설사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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