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12)] 집값 4위 도시 '중국의 지중해' 샤먼

2014-05-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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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3대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이다. 그렇다면 집값이 네 번째로 비싼 도시는 어딜까? 바로 ‘중국의 지중해’로 불리는 푸젠(福建)성 휴양도시 샤먼(廈門)이다. 중국부동산시장통계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샤먼 집값은 전달 대비 1.97% 오른 ㎡당 2만1869위안을 기록했다. 샤먼 집값은 지난 2012년 6월 이래 22개월 연속 동기 대비 상승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샤먼은 진나라 때 진안(晉安)군 퉁안(同安)현, 송나라 이후엔 취안저우(泉州)에 속했다. 명나라 때 이곳에 성이 축조되면서 지리적으로 주룽(九龍)강 하구에 위치한 샤먼을 '낮은문'이라는 뜻의 ‘下門’이라 명명했지만 이후 ‘廈門’으로 바뀌었다. 샤먼에서 쓰이는 푸젠성 사투리 민난어로는 ‘아모이’라고도 불린다. 샤먼은 청조에 저항하여 명나라 부흥 운동을 꾀하던 정성공 장군이 한때 최후의 저항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청조때 대외무역의 바람을 타고 샤먼은 동남아 무역 창구로 번창했다. 특히 샤먼은 당시 우룽차 수출항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청일 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샤먼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돼는 대만 우룽차는 1년에 1만t에 달했다. 1842년 아편전쟁후 난징조약으로 개항된 다섯개 도시에 샤먼이 포함됐다. 1862년 영국 조계가 1902년엔 13개국의 공동조계가 구량위(鼓浪嶼)에 설치돼 외국 상사와 기업들이 몰려왔다.

중일전쟁과 혁명 소용돌이 속에 침묵하던 샤먼이 다시 살아난 것은 지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샤먼은 1980년 10월 중국 선전·주하이·산터우와 함께 4대 경제특구로 지정돼 개혁개방의 선도지역이 됐다.

초기 2.5㎢에 불과했던 경제특구 면적은 4년 후 131㎢로 늘어났다. 2010년엔 샤먼 섬뿐만 아니라 섬밖 북쪽 육지 지역도 경제특구로 편입해 전체면적은 1565㎢로 확대됐다. 지난 2010년 4월엔 샤먼 섬과 북쪽 육지를 잇는 길이 8695m 해저터널이 개통됐다.

2011년 샤먼 경제특구 30주년 기념식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사회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개혁개방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시범지역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샤먼 경제특구에서는 외자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보조금 정책이 지원되고 있다.

샤먼에 입주한 외자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본토기업보다 낮은 20%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며 하이테크 기업의 경우 15% 세율을 적용한다. 또한 공공인프라 설비나 환경보호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3년간 기업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이후 3년간 법인세 절반이 감면된다. 또한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 설비를 반입할 경우 무관세 혜택도 적용된다.

금융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2000만 위안의 보조금을, 관광업 투자 기업에 대해서도 최대 100만 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샤먼시 입주 외자기업 수도 늘어나 지난 2013년말 기준 총 5674개에 달했으며,총 기업 등록자금은 257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총 289개 외자 기업이 신규 설립됐다. 샤먼시 외자유치액도 지난 2013년말 기준 18억7000만 달러에 달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해 글로벌 500대 기업 투자 프로젝트도 5건 유치했다. 현재 샤먼에는 파나소식, 델, 그리고 우리나라 LG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있다.

샤먼은 섬과 북쪽 육지로 이뤄져 있다. 샤먼 섬 바로 코앞 바다 건너에는 대만 진먼(金門)섬이 자리잡고 있다. 샤먼섬 동쪽 순환로 옆에 세워진 ‘일국양제 통일중국(一國兩制 統一中國)’이라는 대형글씨가 쓰여진 간판은 양안의 미묘한 관계를 보여준다. 진먼섬은 대만 영토로 과거 공산당과 국민당이 격전을 벌였던 곳이며 이후에도 양안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포성이 그치지 않던 곳이었다.

하지만 2010년 중국-대만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샤먼은 양안 경제협력 발전의 상징적인 장소로 탈바꿈했다. 대만과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푸젠성을 중심으로 국가급 개발지역인 해협서안경제구, ‘하이시(海西)’도 조성했다. 샤먼은 중국과 대만간 ‘차이완(차이나와 타이완의 합성어)’ 시대를 향해 나아가면서 장기적인 수혜 도시가 될 전망이다.

샤먼은 중국에서 살기좋은 10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지난해 하이커우·라싸·쿤밍·리수이 등과 함께 스모그 없는 건강도시에 선정됐다. ‘중국의 지중해’라 불릴 정도로 따뜻한 기후와 이국적 해안가 풍경을 자랑하는 샤먼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휴양도시다. 지난해 샤먼시 관광객은 4663만8500명으로 전년 대비 13.08% 증가했다. 관광수입도 전년 대비 15.02% 증가한 620억9500만 위안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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