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은 지난 15일 개봉한 ‘인간중독’을 통해 장편 데뷔했다. 그동안 단편영화와 독립영화, 학생영화에 출연한 경험은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기과를 졸업했다. 연기자를 꿈꾼 것은 훨씬 전이다. 평소 공연예술을 즐기던 어머니를 따라 많이 다닌 것이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자연스레 희망했다.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임지연을 만났다.
“나는 배우가 될거야라고 생각하며 자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갔어요.(웃음) 부모님께 제 꿈을 말씀드렸지만 걱정이 많으셨거든요. 재능이 있는지 알 수도 없었고, 연예인이란 직업에 확실성이 없다고 보셨던 거죠. 예중·예고를 진학하고 싶었지만 반대를 하셨어요. 그래서 스무 살 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죠. 이번엔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임지연은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적응할 수 있게 편안히 연기할 수 있게 대해주셨다”면서 “힘들어할 때마다 응원해주셔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송승헌 선배님은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실제로도 매우 사랑스러우신 조여정 선배님은 친한 동생을 대하듯 장난도 쳐 주셔서 촬영이 끝나고도 연락을 자주했다. 온주완 선배님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친 어머니 역할이셨던 윤다경 선배님은 중국어 연습 때문에 함께 있을 때가 많았는데 종가흔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잘 해낼거라’는 응원은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감독에 대해서는 “계속 이끌어주셨다. 저는 따라가기에도 바빴다. 연기적인 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감보다도 제가 큰 무대에서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경험이 부족하니까요. 단편영화들에 출연한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요. 워낙 대선배님들이랑 같이 하다보니 제가 실수를 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있었고요. 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더욱 절실했던 것 같아요. 나태해지지 말자고 거듭 다짐하면서, 되새기면서 준비를 했죠. 노출은 배우에게 있어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단, 영화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전제하에요.(웃음)”
그러나 가족 입장에서는 기분이 다를 수 있는 부분. 기우였다. VIP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본 가족들은 하나 같이 임지연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친구들, 학교 교수님들이 보시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보러 온다는 생각에는 많이 떨렸어요.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많이 우셨어요. 노출 때문이 아니라 ‘정말 장하다. 뿌듯하다’고요. 저도 엄마의 반응에 눈물이 날만큼 기뻤어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딸의 노출이 걱정이 됐을 수 있다. 하지만 임지연의 어머니는 딸과 함께 시나리오를 읽고, 딸과 대화를 통해 김대우 감독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힘을 실어줬다. 임지연에게 있어 ‘도전의 성공’은 8할이 어머니의 힘이었다.
임지연에게 ‘인간중독’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배우 임지연에게 없어선 안 될 작품이죠. 언제고 남아 있을 영화. 김대우 감독님은 저의 ‘연기자의 길’을 처음으로 열어주신 부드러운 카리스마?(웃음)”
1990년 말띠해에 태어나 청마의 해에 데뷔하며 탄탄대로로 문을 연 임지연의 ‘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