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수 131명은 14일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교육자로서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이들과 함께 끝까지 곁에 있다가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한다"며 "본분을 망각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으나 사고 발생 뒤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해경 등 정부당국의 책임도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은 물질적 탐욕에 젖어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결과중심주의에 있다"며 "무기력한 국가와 황폐해진 사회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세월호의 비극을 전 국민적인 참회와 반성의 계기로 삼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안전·자유·행복의 보장에 소홀했던 현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은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면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노력해야 한다"며 "기업은 정경유착이란 잘못된 관행과 결별해야 하고, 언론은 신문고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자성하면서 불법의 적극적인 고발과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소속 교수 179명도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지 않으신 어버이들과 같은 비통한 심정으로 오늘 하루, 스승의 자리를 돌아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건국 이래 우리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왔다면, 그리하여 사회가 온전한 개인, 건강한 시민들로 구성되었다면, 청해진해운과 같은 선박회사는 간판조차 내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초기 대응 또한 이처럼 불가사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레기 언론'이란 용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일부 인사들의 패륜적 언사도 감히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최선의 애도는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교육을 혁신하는 것이야말로 미증유의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