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금융위기 이후 환율하락 방어 횟수 늘렸다

2014-05-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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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 방어에 더 치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선물환포지션은 2010년부터 올해 2월까지 239억원 증가했다.

월별 선물환포지션 증가는 달러화 매수 우위, 포지션 감소는 달러화 매도 우위를 의미한다.

외환시장 개입의 '실탄'을 보유한 한은의 선물환포지션 증가는 당국이 환율 하락을 방어하려고 달러화 매수 개입을 더 많이 단행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전월 대비 포지션이 50억달러 이상 급격히 증감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수준을 넘는 개입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는 모두 8차례다.

이 가운데 2011년 6월(-58억4000만달러)과 같은 해 11월(-88억4000만달러) 등 2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달러화 매수로 포지션이 급변했다.

특히 환율이 하락 추세로 접어든 이후로는 2012년 11월(+66억3000만달러), 2013년 1월(+92억3000만달러)과 10월(+72억5000만달러) 등 달러화 매수 일변도였다.

당국은 전날에도 환율이 달러당 1020원 선을 위협받자 시장참가자들의 경계심이 덜한 점심시간에 달러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당국이 사들인 달러화는 10억달러 이상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당국은 일반적으로 국내외 은행을 통해 달러화 매수도 주문을 내 시장에 개입한다. 달러화 매수 개입은 정부가 보유한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것이다.

당국의 개입에도 환율이 하락하면 보유한 달러화의 원화 환산 가치가 하락해 손실을 볼 수 있다. 일정 부분의 손실을 각오하고 시장에 개입하는 셈이다.

이에 당국은 지나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해 환율 방어에 나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날 시장 개입 역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주저앉아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시기와 일치했다.

그러나 당국이 수출 기업의 경영을 걱정해 전체 국민의 수입제품 물가 상승 부담으로 이어지는 환율 방어에 주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또 지나친 시장 개입은 자칫 '환율 조작'이라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도 부담일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는 최근 시장이 무질서한 예외 상황에만 개입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는 등 한국의 시장 개입에 견제구를 여러 차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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