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고쳐야할 5가지 병폐④] 낙하산으로 산하기관과 한통속

2014-05-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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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38명 중 18명”

최근 정부가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38개 공공기관 가운데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차지하는 숫자다. 절반(47.4%)에 육박하는 공공기관에 이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세월호 참사로 연일 뭇매를 맡고 있는 해양수산부(해수부)의 경우도 해수부 소관 13개 공공기관의 임원 140명 중 35명(25%)이 해수부(전 국토해양부) 고위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당 전직 해수부 공무원이 2명 이상꼴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기관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는 임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임감사는 36명 가운데 19명(52.8%), 비상임이사는 238명 가운데 74명(31.1%)이 관피아로 구성됐다.

이들 관피아(총 133명)를 부처별로 분류하면 기획재정부 출신이 21명(15.8%)으로 가장 많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20명·15.0%), 국토교통·해양수산부(19명·14.3%), 감사원·군(각 11명·8.3%)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 상위 정부부처 출신들인 관피아가 공공기관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산하기관은 물론, 유관단체의 주요 요직까지 두루 차지하면서 원전 비리, 방만 경영, 부실한 관리 등 유착관계를 통한 무사안일주의를 이어왔다.

이는 결국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되면서 '대한민국=관피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낳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개혁을 외치는 것이 힘을 얻지 못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사회 곳곳에 고질병처럼 퍼져있는 관피아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권력 개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장을 비롯해 기업의 주요 경영 결정을 내리는 감사자리마저 이들이 포진해 있어 본연의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행시폐지 제도 등 공직생활 입성부터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고시 폐지와 더불어, 순환보직제 철폐,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직무ㆍ직위별 개방 선발, 퇴직관료 산하기관 취업 제한 등 법ㆍ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관습 개혁의 포커스를 일방적인 배제가 아닌 사후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시스템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본질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임명된 사람에 대한 형사, 민사적으로 사후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피아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보다 엄격한 징계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 한 공무원들에 대한 과실과 공무 해태(懈怠) 행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감사와 징계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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