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금융감독원ㆍ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배당을 실시한 운용사는 총 16곳으로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8곳이 순이익을 배당액으로 나눈 배당성향이 90%를 넘었다.
특히 교보악사자산운용ㆍ하나UBS자산운용은 업계 평균을 밑도는 펀드 수익을 올린 가운데 배당잔치를 벌였다.
두 운용사 배당성향은 경쟁사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운용업계 배당성향은 2010~2012년 평균 약 6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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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교보생명, 프랑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에서 각각 50%씩 전액 출자한 합자사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순이익 97% 이상을 배당한 데 비해 이 회사 펀드(액티브 주식형) 수익률은 2013년 1.26%로 업계 평균인 1.60%를 밑돌았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2.5%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2013년 0.21% 수익률로 업계 평균에 못 미쳤으며, 올해는 4%에 가까운 손실이 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하나UBS자산운용은 작년치 순이익(111억3872만원) 가운데 91%에 가까운 101억원을 배당했다. 하나UBS자산운용 역시 스위스 UBS AG와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51.0%와 49.0%씩 출자했다.
이런 배당정책에는 대주주 입장이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UBS자산운용에 출자한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배당금 책정은 최대 지분을 가진 UBS AG 쪽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며 "하나대투증권 역시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만큼 배당금을 정하기 전 지주 의견을 묻는다"고 말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모회사에 넘기기도 한다.
슈로더자산운용은 배당성향이 167.98%에 달했다. 이스트자산운용도 100% 이상이다.
특히 베어링자산운용은 2013년 적자를 냈으나, 320억원이 넘는 돈을 배당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순이익 가운데 90%에 달하는 9억8000만원을 배당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은 최대주주인 김대영 대표(전 건설교통부 차관)가 가져갔다. 나머지는 주요주주인 HMC투자증권, 우리은행 등에서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사 펀드 수익률과 경영상 손익은 구분돼 있어 배당이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자금운용에 제약을 덜 받는 증권사로 이익을 돌리는 면이 있어 재무건전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