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12일 점심시간.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샤오윈루(霄雲路) 거리에 있는 중국 전통국수집에는 평소보다도 더 많은 손님들로 가게가 붐볐다. 인근 싼위안차오(三元橋)의 국수집 역시 평소와 달리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알고보니 이날 아침 보도된 다다오몐(大刀面, 대도면) 관련 소식을 듣고 직장인들이 국수집에 몰린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서민행보가 중국의 일반 대중들 사이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지도자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허난성 란카오(蘭考)현의 자오위루(焦裕綠) 간부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간부들과 점심식사를 했다는 소식이 허난(河南)성 현지신문인 정저우(鄭州)만보를 통해 12일 공개됐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간부학원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간부학원 내 직원식당에서 함께 30여분간 간단한 오찬을 했다.
주식으로는 대도면과 인근 카이펑(開封)시의 특산인 카이펑샤오룽바오(小籠包, 중국식 만두), 그리고 쌀밥을 준비했다. 반찬으로는 간볜차이화(幹煸菜花, 하얀 브로컬리 볶음), 중위안다후이차이(中原大燴菜, 돼지고기전분야채볶음), 홍샤오뉴러우(紅燒羊肉, 양고기볶음), 샹구사오뉴러우(香菇燒牛肉, 버섯쇠고기볶음), 둥과파이구탕(冬瓜排骨湯, 갈비탕)을 내놓았다. 중국에서 반찬4가지에 1가지 탕은 '4채1탕四菜一湯'이라고 하며, 검소한 식단을 상징한다. 종종 관료들에게 점심과 저녁에 '4채1탕' 이상을 먹지 말라는 주문이 내려가기도 한다.
이날 준비된 식단의 특색은 단연 대도면이었다. 매체는 송나라시대 란카오현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2009년 카이펑시 인민정부가 무형문화유산에 등록시킨 음식이라고 대도면을 소개했다. 면발이 길어서 일명 '창서우몐(长寿面)'이라고도 불린다. 허난성 링바오(靈寶)시와 산시(陕西)성 퉁촨(銅川)시에서도 대도면이 유명하다.
대도면은 우리나라의 칼국수와 비슷한 방식으로 면을 만드는데, 밀가루 반죽을 큰 칼로 썰어낸다고 해서 '대도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얇게 편 반죽을 층층이 말아서 작두처럼 큰 칼로 얇게 잘라내는 광경은 중국 기인열전 프로그램에도 종종 소개되곤 한다. 여름에는 계란, 생강, 마늘, 양파, 참기름과 함께 비빔국수로 먹고, 겨울에는 닭고기국물에 계란과 돼지고기 등을 넣어 국물국수로 먹는다.
9일 음식을 서빙한 종업원은 시진핑 주석에게 "대도면은 이 지역 특산입니다"라고 건넸고 시 주석은 "국수가 상당히 맛있다"고 답했다. 이를 전해들은 치빈 주방장은 "시 주석을 위해 다다오몐을 만들 수 있어서 영광이며, 맛있다고 평가해준 데 대해 몹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고 정저우만보가 전했다.
한편 시 주석이 맛본 음식들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계속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가 지난해 말 베이징시내의 만두가게를 찾아 직접 만두를 주문한 뒤 이 가게는 '시 주석 세트 메뉴'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렸고 지난 2월에는 대표적 서민 간식인 처우더우푸(臭豆腐·삭힌 두부)를 시식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두부 역시 화제의 음식으로 재차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시 주석이 지난 2월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 일행에게 산시(陝西)성 음식인 '뱡뱡면'을 내놓아 한때 뱡뱡면 열풍이 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