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송승헌 하면 원빈, 소지섭, 장동건과 함께 떠오르는 수식어가 있다.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 그리고 그만큼 베일에 싸여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저 잘생긴 줄만 알았던 송승헌이 '라디오스타'를 통해 숨겨진 입담을 과시했다. 그러자 그의 매력은 배가 됐다.
이날 송승헌은 등장하자마자 주위 사람들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리는 최고의 비주얼을 뽐냈다. MC는 김구라를 향해 "송승헌과 비교해보게 옆에 붙어라"라고 말하며 송승헌의 비주얼을 칭찬하고 나섰다. 하지만 송승헌의 외모를 칭찬하는 멘트는 여기서 끝이었다.
게다가 영화 '인간중독' 홍보를 위해 험난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정평 난 '라디오스타'에 도전한 이들이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5분 내외였다. 영화의 개봉과 간단한 캐릭터 소개가 있었을 뿐이었다.
간단한 칭찬과 영화 소개를 끝낸 '라디오스타'는 곧바로 송승헌에 대한 폭로전, 돌직구로 가득했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과거와 김명민과의 공동수상, 빌딩 부자, 욱하는 성격 등 송승헌은 캐면 캘수록 나올 것이 쌓여갔다.
송승헌은 참담한 발연기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도 '남자셋 여자셋'이 나오면 TV를 부숴버리고 싶다"고 털어놨다. 베트맨과 영구 흉내는 보너스였다. '라디오스타'는 송승헌의 노력을 위한 선물로 17년 전과 지금의 송승헌 모습을 정면으로 비교하며 시청자 웃음 잡기에 나섰다.
"욱하는 성격이 있다"는 조여정의 공격에는 오히려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수 예를 들어가며 상황을 설명하거나 "정말 여자의 심리를 모르겠다"는 고백까지 했다. 태국 공주를 만나 무릎 꿇은 사연에는 손수 문을 열고 재연까지 했다. "자존심이 있지"라는 말도 잠시 태국 공주가 바로 앞에 있는 듯 무릎을 꿇었다.
이날 송승헌은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열창했다. 온주완이 수준급의 노래와 춤 실력을 선보이자 "다시 녹음해야 할 것 같다"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에서는 인간적 매력까지 느껴졌다.
오랜만의 예능 출연이었지만 송승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동안의 이미지 대신 웃음을 택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라디오스타'는 재미와 송승헌의 매력 발산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라디오스타'에서 송승헌의 허당기 가득한 모습은 배우 송승헌이 아니라 인간 송승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송승헌의 '낯선' 이미지가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