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산업은행 등 유 전 회장 관계사에 대출해준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 검사에서 대출 자금이 당초 목적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을 일부 발견했다. 현재 금감원은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기업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등을 대상으로 특별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관행상 은행들이 담보가치만 보고 대출을 해왔으나 대출 자금이 용도에 맞게 쓰이는지와 사업성 등도 따져야 하며 은행이 이를 방관했다면 제재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도입가와 개조 비용을 부풀려 은행에서 100억원 이상을 대출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담보가 확실할 경우 대출을 실행했던 것이 관행이지만 모든 기업 자금을 대상으로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유 전 회장 일가 및 관계사에 대한 대출 문제가 커지자 점검 대상을 은행, 신협, 저축은행, 보험사뿐만 아니라 여신 보증을 해준 증권사까지 확대했으며 관계사들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조사하는 특별 감리에도 착수했다.
더불어 금융당국의 조사를 통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금감원은 유 전 회장과 아들인 유대균·유혁기씨를 비롯해 청해진해운과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관계사 천해지 등을 대상으로 불법 외환 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유 전 회장 일가는 1990년부터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 500억원 이상의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신고하지 않은 점이 적발됐다. 차남 혁기씨는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수백만 달러 상당의 저택과 부동산을 사는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계열사들이 2012년과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최된 유 전 회장의 사진전 이후 500여장의 사진을 200억원 이상에 사들인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 사진의 매입가격은 장당 수억원에서 최고 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당국은 8일부터 진도와 안산 지역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금감원은 금융지원반을 통해 진도와 안산에서 세월호 피해자와 계약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운송, 숙박, 여행업체 등에 대한 금융지원 및 상담을 실시하고 금감원 임원들은 현지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반영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햇살론 등 서민금융 지원이 확대되며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저금리 대출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역 주민에 대해서는 보험금 납부 유예 등도 이뤄진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원은 유 전 회장 관계사에 대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기업구조조정 정상 처리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국민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유 전 회장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악용해 채무를 탕감 받은 뒤 회사를 다시 인수해 자금을 불리는 상황을 야기한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