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세계의 경제수도다.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유수의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와 예술, 그리고 패션까지 뉴욕이 선도를 하고 있는 분야는 많다.
주뉴욕총영사관이 관할하고 있는 뉴욕 ․ 뉴저지 지역에 소재한 우리 기업들은 제조 대기업, 금융기관, 중소기업 등을 포함해 총 100여개사가 넘는다. 대개는 미국과 캐나다까지 포함하는 북미지역의 본부로서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업종도 IT제품부터 중공업 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일례로 A라는 회사는 화학소재를 미국 시장에 판매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 나가고 있었다. 매출이 늘어감과 동시에 미국 기업들로부터 강한 견제구가 들어 왔다. 바로 美당국의 반덤핑 조사였다. 이 회사는 2008년 반덤핑 예비판정을 받아 2008년 9월까지 총 20여만불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美세관에 내게 됐다. 다시 이듬해인 2009년 A사는 반덤핑 최종판정에서 거의 무혐의에 가까운 미소(微小) 마진 판정을 받아 억울하게 지불했던 반덤핑 관세를 환불 받을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20만불의 관세 환급을 요청하는 A사의 민원에 대해 美세관은 2년 이상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A사는 2012년 가을 총영사관에 SOS를 보냈다. 공관과 A사는 대책회의를 갖고, 유능한 변호사를 통해 아무리 요청을 해도 만나주지 않던 세관을 움직이기 위해 총영사관이 나서는 전략을 쓰기로 했다. 우선, 관련 사실관계와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A사가 처한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美세관측에 관세 환급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꿈쩍도 않던 美세관은 A사에 대해 관세 환급을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알려 왔고, 이후 A사는 美세관과 협의를 통해 2013년 20여만 불에 이르는 돈을 환급 받았다.
국가별로 그리고 지역별로 우리 기업이 처한 비즈니스 환경은 다르다. 또한 법의 지배가 확립된 선진국에서 급행료는 있을 수 없지만 우리 기업이 미국의 정부기관과 접촉하기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외공관이 발을 벗고 나설 경우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앞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100%를 넘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뉴욕을 중심으로 한ㆍ미 북동부 지역에 우리 중소기업들의 진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들도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30년 이상이 걸린 마당에, 중소기업들이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뉴욕총영사관은 법률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략 자문,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 개최 등 중소기업의 시장개척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우리 재외동포들의 안전을 돌보고, 우리기업들이 해외진출시 겪는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총영사관의 중요한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