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세월호 출항 당시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신원정보가 누락된 '무기명 승선권'이 37장이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무기명 승선권 여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이 청해진해운이 발행·검표한 탑승자 승선권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서 밝혀지게 됐다.
여객선은 발권한 승선권에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 등 신상정보를 기재해야 탑승할 수 있다. 이를 적지 않으면 승선이 거부된다. 해양 사고의 특성상 탑승자의 정확한 신원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기명 승선권의 가장 큰 배경에는 해운사가 있다. 인천항의 승선권 발권 및 기록·통계 관리는 해운사들이 도맡아 한다. 단골 고객 우대, 운임 후불 정산 등 상황에 따라 발권 시스템을 조작해도 이를 견제할 기관이 없다. 세월호 침몰 후 승객 명부에 없는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해운사들은 이렇게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를 이용해 탑승 인원 및 화물 적재량을 축소 신고한 뒤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행태를 해운조합이 관리감독하게 돼 있는데, 해운조합은 해운사들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된다. 해운사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해운사가 마음만 먹으면 승객과 화물을 조작해 탈법을 저지를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제재를 가하는 해운법에는 해양경찰청장이 선박 운항관리자의 직무수행을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실질적 단속이 어렵다.
그로 인해 해운사와 해운조합에 대한 통제권한이 있는 해경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