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심각한 대기오염에 최근 벤젠 수돗물 사태로 인한 수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중국에서 토양 오염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국민 건강 안전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17일 중궈광보왕(中國廣播網)에 따르면 이날 중국 환경보호부와 국토자원부는 전 국토 토양의 16.1%가 오염기준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염 정도를 보면 경미한 수준이 11.2%로 가장 많았고 경도(輕度), 중도(中度), 심각도(重度)의 오염 수준을 보이는 토지 점유율은 각각 2.3%, 1.5%, 1.1%인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 용도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경작지의 오염비율이 19.4%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목초지와 산림의 오염비율이 각각 10.4%와 10%를 기록했다.
오염 유형별로는 무기형 오염이 82.8%로 가장 많았고, 유기형 오염과 복합형 오염이 그 뒤를 이었다.
또 토양 오염 유발물질을 분석한 결과 무기오염물은 카드뮴(7%), 니켈(4.8%), 비소(2.7%), 구리(2.1%), 수은(1.6%), 납(1.5%), 크롬(1.1%), 아연(0.9%) 등의 순으로 많았고, 유기오염물 중에서는 육염화벤젠(BHC), DDT,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비율이 각각 0.5%, 1.9%, 1.4%를 차지했다.
환경보호부와 국토자원부는 지난 2005년 4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약 9개월간에 걸쳐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제외한 중국 대륙 630만㎢ 토지에 대해 토양오염 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카드뮴 쌀, 중금속 채소 등 많은 식품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농산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양 오염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중국정부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혀끝의 안전’ 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엄중한 토지환경 상황에 맞서 국가 차원에서 토지환경 보호와 오염 처리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토양 오염과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린위수어(林玉瑣) 환경부 토양오염방지연구센터 주임은 "토양 오염이 지하수, 대기 등 여러 방면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농작물의 생육과 먹이사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택과 학교 등 토지오염에 민감한 건축물을 통해서도 인체에 위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