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를 폐쇄하며 정작 본업을 축소하고 있으나, 사업영역이 아닌 영업외부문에서 돈을 벌어들이며 상쇄하는 모습이다.
상장사인 유화증권은 주식 거래량이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에도 못 미치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으로 증시 퇴출을 면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유화증권은 2013회계연도(4~12월) 영업이익이 26억500만원을 기록한 데 비해 법인세를 차감하고도 남은 순이익은 77억8200만원으로 약 3배가 많았다.
영업외이익이 영업이익보다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예년도 마찬가지다. 유화증권은 2012회계연도 영업이익이 46억6600만원인 데 비해 순이익은 약 2배 많은 86억6800만원에 달했다.
증권업계 실적 가뭄에도 이런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유화증권만이 가진 생존전략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유화증권은 소액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
지점도 연초 서울 용산점을 폐쇄해 강남점, 을지로점 2곳만 남았다. 리서치센터 인력도 2명뿐이다. 직원 급여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연봉 평균이 3000만원을 밑돈다.
이처럼 본업에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는 유화증권이 흑자를 이어가는 것은 30여년째 보유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본사 건물 덕분으로 보인다.
건물 임대수입에 절대적인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이 회사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윤 회장은 2013년만 100여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거래했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3개월 남짓 만에 14차례 자사주를 샀다.
유화증권은 배당성향도 60% 내외로 높은 편이다.
주주 입장에서 긍정적이지만, 절반 이상은 총수 측에게 돌아간다. 유화증권 총수 일가가 가진 지분은 약 57%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화증권을 상장사라는 점에서만 보면 거래가 적다는 것을 빼면 좋은 회사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본업이 아닌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