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제 철광석 가격이 소폭 반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약세국면에서 면치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국내 철강업체의 수익으로 연결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철강업계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28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3달러50센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2.50달러(2.25%) 상승했다. 이는 톤당 135달러를 기록한 연초(1월3일) 대비 15.92%가 하락한 수치다. 또 2월 1일 기준 호주산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122달러97센트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케롤라인 베인 캐피탈 이코노믹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올해 말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당초 110달러에서 95달러로 낮추고, 오는 2015년 말에 접어들면 톤당 8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국제 철광석 가격의 하향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이같은 현상이 철광석 가격 하락이 철강업체들의 비용 감소로 이어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철강 가격이 역사적으로 철광석 가격과 함께 움직여온 만큼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의 철광석 가격 하락은 중국의 철강 수요 둔화 우려에 기인하고 있어 철강업에 대한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도 이번 원자재 가격 하락은 수익성 개선과 큰 관련이 없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 조선과 자동차 등 철강수요가 많은 업종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현대제철은 모그룹인 현대자동차의 요청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3~4월은 톤당 8만원, 5~7월은 톤당 9만원씩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1000억∼200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가격인하 압력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이후 다소 숨퉁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의 경우 하반기에 접어들어 냉연 등 주력제품들의 가격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또 조선과 건설업종의 개선세와 더불어 자동차의 경우 신차효과까지 더해져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