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조장? 관심사는 사람들 간 '관계 회복'

2014-03-31 09:00
  • 글자크기 설정

노엘 비더만 애슐리매디슨 CEO 홍콩 현지 인터뷰

노엘 비더만 애슐리매디슨 창업자 겸 CEO가 홍콩 페닌슐라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진출에 대한 계획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경제(홍콩) 강규혁 기자 ="1년 동안 애슐리매디슨에 접속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아십니까? 4000만명입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기혼자 데이트(Married Dating)'를 검색하는 사람은 한달에 1400만명이 넘어요. 우리는 그들에게 새로운 만남의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라는 도발적인 슬로건, 전 세계 2400만명의 이용자 확보 등 온ㆍ오프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소셜데이팅 업체 애슐리매디슨의 한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애슐리매디슨의 36번째 진출국이다.
'부정(不貞) 의 왕'이라는 타이틀과 헤지펀드를 통해 50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 낸 '영민한 사업가'라는 극단의 평가를 오가는 애슐리매디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노엘 비더만(Noel Biderman) 대표를 홍콩 페닌슐라 호텔에서 직접 만났다.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할 때 해당 국가의 인구와 인터넷 활용도, 국민소득과 의식 등을 가장 많이 고려합니다. 우리는 이미 일본과 대만, 홍콩 등 한국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빠른 시기에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더만 대표는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췄다. 결혼과 연애, 성(性)에 대해 한국만큼이나 보수적 색채가 짙은 일본에서의 성공 사례가 그 원동력인 듯 했다.

실제 애슐리매디슨은 일본에서 론칭 첫 해 10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국내에서도 공식 론칭 1년 전 애슐리매디슨에 접속한 시도가 12만 2000회를 넘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1차 목표는 론칭 한 달 이내에 회원 수 10만명 이상ㆍ1년 이내 50~70만명 확보지만 욕심에는 끝이 없다"며 내심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여론이 '불륜'조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경계의 모습을 보였다.

비더만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 해외는 물론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권 국가에서도 최근에는 결혼과 섹스(데이트)를 서로 다른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히 결혼생활은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약간의 일탈을 통해 그들이 더욱 건강한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결코 불륜을 조장하거나 방조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지극히 남성 중심적 사고를 가졌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페미니스트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한국 남성들은 때때로 룸살롱이나 안마방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유흥의 기회가 극히 적지 않는가"라며 반문했다.

이어 "지난 10년 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더욱 확대되고 젊은 남성들과 데이트를 원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소셜데이트 시장이 남성만이 여성을 찾는 기존 방식이 아닌 지금과 같은 형태로 변형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대만과 더불어 공식 론칭 전 접속자 비율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유이한 나라였다며, 인터넷의 발달과 여권(女權)신장이 애슐리매디슨의 성장을 이끄는 요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의 소셜데이팅 업체들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비더만 대표는 "애슐리매디슨은 만남의 관계가 끝날 경우 게시물이나 활동내역을 모두 삭제해 흔적을 없애준다"라며 확실한 '익명성' 보장을 통해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비더만은 "기혼자 뿐 아니라 싱글족들이 증가하는 한국 내 세태를 감안해 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데이트서비스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도 여러 비판은 계속되겠지만 애슐리매디슨만의 철학을 이어가는 데 보다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슐리매디슨이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사한 사업 모델로 진출했던 랜덤 채팅 및 일부 소셜데이팅 업체들이 불법 성매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의 해석으로 에슐리매디슨 사이트의 오픈 허가가 아예 나지 않은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