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제, 이통사별 과열 기준 합의가 관건

2014-03-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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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별 과열 기준 정하는 과정이 최대 난관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서킷브레이커제도 시행을 위해 각사의 과열 기준에 대한 합의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3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사업정지가 끝나기 전 회의를 열고 서킷브레이커 제도에 대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오남석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은 “사업정지가 끝나기 전 3사와 쟁점 등을 놓고 재협의를 하려 한다”며 “3사간에 서킷브레이커제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자율적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이통3사에 대한 45일씩의 제재에 이어 방통위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대해 각각 14일과 7일의 추가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등 정부의 보조금 과열 경쟁에 대한 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징조가 보이면 번호이동을 차단하고 제재를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공감대가 이통사간에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서킷브레이커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긴급중지명령제와는 같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개념이 다르다.

긴급중지명령제는 과열이 발생할 경우 방통위가 약식이나 신속한 의결을 통해 영업정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이와 달리 이통사가 자율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각사별 번호이동 과열 기준을 정하고 이를 넘을 경우 전산을 차단하도록 시스템을 갖춰 처리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방통위가 모니터링시 일일 번호이동이 2만4000건이 넘을 경우를 과열로 판단하고 있으나 서킷브레이커 시행을 위해서는 각 사별로 기준을 정하게 된다.

과연 이통3사가 이같은 기준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과열 기준 수준을 놓고 이통사들은 입장이 약간씩 다르다.

선두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시장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사의 과열 기준 수준을 낮추자는 입장이지만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반대로 허용 수준을 높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각사별로 과열 기준 수준을 놓고는 모두 자사는 될 수 있으면 높이고 타사는 낮춰야 유리하다.

각사별 과열 기준을 정하는 방식도 합의가 쉽지 않다.

방통위의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을 점유율인 5:3:2로 나눠 적용하자는 안부터 공정하게 3분의 1씩으로 나눠 적용하자는 안까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킷브레이크 제도가 시행된다면 과열 기준 판단 일수는 하루 단위 보다는 3일에서 5일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방통위는 판단하고 있다.

하루를 단위로 시행할 경우 서킷브레이크가 작동해 번호이동 신청을 하루 못 받더라도 예약 가입자를 받는 식으로 영업을 지속한다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3~5일의 기간을 두고 시행하고 이 단위로 차단이 지속될 경우 가입자들이 예약가입을 하기 보다는 답답해 타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져 제도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통사간 이견이 지속되면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경우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빛을 보기 어렵게 된다.

정부의 강제적인 보조금 규제에 대해서도 준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과열 기준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이를 지킬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이통사가 각사별 과열 기준에 대해 합의할 경우 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 기준을 넘을 경우 자동으로 전산이 멈추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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