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문자 왜 늘어났나 했더니 … 유출 개인정보 이용해 스팸보낸 일당 검거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각종 웹사이트에서 유출된 아이디ㆍ비밀번호ㆍ성명ㆍ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약 1억 건을 구입, 스팸 전화 및 문자 발송에 활용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자동화된 프로그램과 유출 개인정보를 악용한 광고를 발송한 혐의로 악성프로그램을 제작한 홍모(20) 씨와 악성프로그램 구입 및 개인정보를 취득ㆍ제공한 서모(31) 씨, 포털계정 도용 아르바이트를 수행한 혐의로 김모(22) 씨등 5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피의자 홍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올해 3월쯤까지 약 3년 동안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들에게 대량의 불법성 광고 쪽지를 발송하기 위해 △유효 계정 추출 △카페 가입 △카페 회원 명단 추출 △쪽지 발송 등을 자동화하는 악성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87명에게 판매해 총 21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취득했다. 

특히 홍씨는 위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20종 이상 제작, 개당 10만∼15만 원에 판매했다.

피의자 서씨는 2013년 8월쯤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들에게 대량의 불법 광고 쪽지를 전송할 목적으로, 조선족으로부터 각종 웹사이트에서 유출된 IDㆍ비밀번호ㆍ성명ㆍ주민번호 등 2500만여 명의 개인정보 약 1억 건을 구입하고 홍씨로부터 자동화된 악성프로그램을 구입했다.

이후 서씨는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이모씨, 김모씨 등에게 2013년 8월부터 2014년 3월쯤까지 구입한 개인정보와 자동화된 악성프로그램을 이용, 포털사이트에 접속 가능한 계정들을 추출한 뒤 각종 카페에 가입ㆍ접속해 카페 회원들에게 ‘개인정보 판매’, ‘카페회원수 작업’ 등의 각종 불법 광고를 담은 쪽지를 대량 발송했다. 

이들은 악성프로그램 유포 및 누설 개인정보 취득, 비밀침해 누설 등 정보통신망법 제71조 등에 근거해 징역 5년 이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자동화된 프로그램과 유출 개인정보를 악용한 광고를 발송했다는 점과 △기존의 유출 개인정보로 포털사이트 유효 계정을 추출했다는 점 △ 포털사이트의 차단 정책 우회를 위해 다양하게 IP주소를 세탁했다는 점 등이 기존 사건과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로그인 체크기’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여러 웹사이트에 동일한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의 습관을 악용한 것으로, 타 웹사이트에서 유출된 대량의 ID와 비밀번호 정보를 입력할 경우, 그중 포털사이트에 동일한 ID,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는지 자동 추출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의 차단 정책 우회를 위해 다양하게 IP 주소를 세탁하는 VPN 기능을 사용한 점도 지능적이다. 

VPN을 이용하면 수백 개의 IP를 수시로 변경해가며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IP 차단을 회피할 수 있었다. 

피의자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원격으로 접속하여 VPN 시스템을 통해 범행을 할 수 있도록 주거지에 전산실 환경을 구축ㆍ제공햇다. 

경찰은 "이용자들이 개인정보가 도용돼 포털사이트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이트별로 다양한 ID와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수시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도 포털사이트의 계정 도용을 통한 불법성 광고 전송행위에 대해 각 사이트 운영업체와 긴밀하게 협조,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