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영자 신문 스트레이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는 1909년 12월2일 5면에 안중근 의사가 일본 재판관 앞에서 이토 히로후미를 저격한 15가지 이유를 모두 게재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하얼빈의 비극(Harbin's Tragedy)’이라는 제목 아래 안중근의사가 일본 법정에서 예비심문을 받은 내용을 전하며 이토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빠짐없이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안중근의사가 비공개 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과 이토 저격에 연루된 공범이 18세부터 49세까지 모두 8명이라는 내용도 아울러 전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즈가 보도한 이토 처단 15가지 이유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을사늑약을 강제로 맺은 죄, 정미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 한국인의 권리를 박탈한 죄, 교육을 방해한 죄, 한국인들을 신문에 기여하지 못하게 한 죄, 한국인들의 외국유학을 금지시킨 죄, 한국이 300만파운드의 빚을 지게 한 죄,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죄,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죄, 일본의 보호정책을 호도한 죄, 일본천황의 아버지인 고메이 천황을 죽인 죄, 일본과 세계를 속인 죄 이다.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일부 다른 내용이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기존의 15가지 이유는 정확한 출처없이 인터넷상에서 동일한 내용이 돌고 있는 반면 이 기사는 재판이 진행중인 당시의 보도물이라는 점에서 사실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당시 보도에서 “최근 사망한 이토 백작의 저격자에 대해 11월 16일 예비심문을 한 결과 중죄를 범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비공개 재판에 회부키로 했다”고 전했다. 10월 26일 이토 사살후 3주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