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중국비즈(4)]급팽창 웨딩산업 ”웰컴코리아”

2014-03-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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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아낌없이 쓰면서 시장급팽창, 아직 대형업체 출현없어

이달초 후베이성 우한에서 개최된 웨딩박람회 모습.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은 1980년대부터 한자녀정책을 고수해 왔다. 1980년대생(바링허우, 八零后)과 1990년대생(주링허우, 九零后)는 거의 대부분이 독자 혹은 독녀다.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난 이들은 성격이 개방적이고, 하고 싶은 일은 해버려야 직성이 풀린다. 소위 '소황제'라고 불리는 세대가 바로 이들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자라난 탓에 경제적으로도 풍요롭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바링허우들은 본인들의 결혼식을 화려하게 꾸미고 싶어한다.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에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온 돈을 아낌없이 써서라도 결혼식을 평생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남기길 원한다. 

단 하나뿐인 금쪽같은 아들딸을 결혼시키는 중국 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있는 중국의 부모들은 하나밖에 없는 자녀의 인생 한번뿐인 결혼식에 기꺼이 모아둔 자산을 투입한다. 예비신랑의 부모와 예비신부의 부모, 그리고 신랑과 신부. 이렇게 6명의 자산이 결혼식에 투입되는 셈이다. 여기에 예비신랑, 예비신부의 조부모들까지 가세하면 판이 커진다. 중국의 결혼식이 그들의 소득수준에 비해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배경이다.
바링허우 후반 세대들은 지금 결혼적령기다. 3년여 후면 주링허우들이 본격적으로 결혼을 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바링허우에 비해 더욱 더 개성이 넘치고 풍요롭다. 주링허우의 부모 역시 개혁개방의 과실을 마음껏 누린 세대들로 바링허우 부모들보다 더 경제적으로 윤택하다. 주링허우의 결혼식이 바링허우의 결혼식에 비해 더욱 호사스러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현지 시장에서는 웨딩사업이 향후 15년은 대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0조원, 폭발하는 시장성장세

1970년대만 해도 중국인들은 결혼 혼수용품으로 시계와 자전거, 재봉틀 정도면 됐었다. 결혼비용도 600~700위안(약 10만~12만원)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서면서 웨딩카, 피로연, 결혼사진촬영, 가구혼수 등이 등장하며 비용이 늘기 시작했다. 당시 결혼비용은 약 3000위안(약 52만원)선이었다. 개혁개방의 효과가 나타나고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기 시작한 1990년대 들어 주택을 혼수로 요구하는 풍조가 생기면서 결혼비용은 2만~3만위안(약 350만~524만원)으로 늘어났다. 경제가 초고속성장을 거듭하던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결혼비용은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한다.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치러지기 시작했으며 해외 신혼여행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결혼비용은 4만~5만위안(약 699만~874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결혼비용은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국가민정국은 2011년 웨딩산업 시장규모는 3000억위안(약 51조원)으로, 2013년 웨딩산업 시장 규모는 5000억 위안(약 8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시장규모가 7500억~8000억 위안(약 131조~140조원)까지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민정국은 결혼을 위해 중국인이 1인당 평균 지출하는 비용은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잡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등 대도시의 경우 결혼 비용은 20만 위안(약34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상하이는 2011년 1인당 결혼 비용이 23만 위안(약 4000만원)에 달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대도시에는 이마저도 자신이 원하는 결혼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중국웨딩산업위원회에 따르면 신혼부부들은 자신들의 저축액 31%를 예식관련 소비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웨딩홀, 결혼식진행, 웨딩플랜, 웨딩드레스, 웨딩촬영, 피로연, 신혼여행에 더해 가전제품, 가구, 침구용품, 실내인테리어, 부동산, 자동차, 은행보험 등 결혼 관련 40여개 업종이 동반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웨딩산업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한 신혼부부가 선양에서 비행기결혼식을 개최했다. 부부는 행사용 비행기를 타고 저고도비행하며 하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키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사진/중신사)



◆비옥한 시장, 선도기업 부재

시장은 맹렬히 세포분열해가고 있지만 중국의 웨딩산업에는 이렇다할 강자가 없다. 업계 선두기업이라고 할만한 기업이 없고 전국적인 영향력이 있는 브랜드가 전무하다. 중국의 결혼이벤트사는 규모가 작고 종사자들의 경험 역시 부족하다는 평가다. 보통 결혼이벤트사는 인력이 적어서 한 회사당 평균 10명 내외로 운영된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2만여 개 웨딩이벤트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딩촬영업체도 1곳당 평균 직원수가 40~60명에 불과하다는 게 현지매체의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예식장 내부 장식은 매우 단조로웠으나, 지금은 인기 캐릭터인 ′헬로우 키티′를 활용한 예식장 장식이 유행하는 등 중국인들의 차별화된 결혼식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3~5곡 정도만 필요했던 예식 음악도 현재는 10여곡에서 20곡으로 늘어났고, 특수조명과 메이크업에 대한 요구사항도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장공급자의 서비스가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웨딩사업은 수익률 50%에 가까운 폭리업종이라는 게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중국 정보컨설팅회사인 상푸컨설트(尚普諮詢)는 ′2013~2017 중국 웨딩서비스 시장 조사보고서′를 통해 중국 웨딩산업을 전도유망한 신흥산업으로 분류했다.

특히 웨딩촬영, 피로연, 숙소, 신혼여행, 예물, 드레스 등이 따로 분리된 채로 진행되는 형태가 대부분인 만큼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웨딩컨설팅 업체가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문화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상하이에서는 이미 원스톱 웨딩서비스가 도입된 상태다. 현재 중국 전체적으로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액 웨딩이벤트사는 100개미만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기업들 중에서 가장 먼저 대형화와 브랜드화에 성공한 기업이 중국 대륙 전체의 웨딩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려 231일동안 배를 타고 항해한 후 지난 2월 남극에 도착해 결혼식을 치른 베이징의 한 커플.



◆우리나라에 기회 활짝

중국의 웨딩시장은 우리나라 업체에도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상속자'나 '별에서온 그대'같은 한류드라마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중국인들의 한국문화, 패션에 대한 동경심도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문화, 패션, 창의력, 촬영, 인테리어 등이 집약되는 웨딩산업에서도 역시 한류의 인기에 동반해 한류웨딩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신화사는 "한국 웨딩업체가 촬영 한 번에 수천달러를 거침없이 쓰고 가는 중국인 고객을 잡기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면서 한 중국인 예비신부의 "한국 웨딩 메이크업은 중국보다 훨씬 세련되고 정교하며, 드레스나 화장기술 등 모든면에서 중국보다 선진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웨딩 촬영을 선호한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 대표 웨딩업체 중 하나인 아이웨딩은 지난 1년간 월평균 50~60쌍의 중국인 예비부부에게 웨딩촬영을 비롯한 결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웨딩의 한 관계자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웨딩촬영 상품에는 교통 및 숙박 서비스도 포함되어 가격이 1만달러에 이른다"며 "촬영기술과 메이크업, 드레스 등 서비스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뛰어나 웨딩촬영차 매장을 찾는 중국인이 늘고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웨딩산업 대기업들도 현재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웨딩브랜드 '아모리스'를 운영하고 있는 아워홈이나 웨딩홀 '아펠가모'를 보유한 CJ엔시티 등은 중국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또한 웨딩플래너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중소 웨딩업체들 역시 중국진출을 모색하는 곳이 많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 김명신 박사는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드라마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결혼식에 관심이 매우 높다"며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뒀고 세심한 서비스마인드까지 갖춘 우리나라 웨딩업체에게는 시장기회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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