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몬스터’ 날 것과 같은 최악의 살인마가 나타났다

[사진=영화 '몬스터'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내추럴 본 킬러(Natural Born Killer)가 나타났다.

영화 ‘몬스터’(감독 황인호·제작 상상필름)에서 태수(이민기)는 날 것과 같은 최악의 살인마이다. 어린 시절 형 익상(김뢰하)을 때리는 양아버지를 죽인다. 간단했다. 농약을 몰래 먹이면 됐다. 아버지가 죽자 형에게 “빨리 놀아줘. 약속을 지켜야지”라면서 천진한 얼굴로 조른다.

누군가를 죽이는데 전혀 거리낌을 느끼지 못하는 태수는 커서 나무젓가락 하나로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은커녕 사냥을 즐기는 수준까지 왔다. 연락을 끊고 지낸지 4년이 넘은 익상으로부터 휴대폰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태수. 삼촌 전사장(남경읍)의 악행이 담긴 휴대폰을 대신 받으러간 태수는 “돈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돌아가라”는 말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나 현장에는 10살내기 나리(안서현)가 있었고, 자신이 도예 작업장으로 데려온다.

“살고 싶어? 기회를 줄게. 내가 와인을 다 마시는 동안 도망을 치는 거야.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난 그 사람도 죽일 거야. 그러니까 나보다 강한 사람, 내가 죽일 수 없는 사람을 찾아.”
 

[사진=영화 '몬스터' 스틸컷]

나리는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2개의 산을 넘어 도착한 곳은 시골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하나뿐인 동생 은정(김보라)과 살고 있는, 모자란 구석이 많은 복순(김고은)네 집. 이미 지친 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의 품으로 파고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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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리를 경찰서에 데려다주기 위해 마을로 향하던 중 복순은 동생의 체육복을 챙기러 다시 집으로 향하고 그 사이 태수는 은정을 죽이려고 한다. 은정은 정신을 잃고 그 순간 복순은 발 밑에 짱돌을 주워 태수의 머리를 가격한다.

복순은 은정을 업고 미친 듯 달려가다 “의사를 불러오겠다”며 홀로 시내로 향하고 그 사이 태수는 ‘할 일’을 마친다.
 

[사진=영화 '몬스터' 스틸컷]

동생을 잃어버린 슬픔에 잠 못 이루던 복순은 다시 찾아온 나리에게 “그 사람 네 아빠지? 어딨어”라고 다그치고, 나리는 “정말 죄송합니다”라면서 자신의 언니도 태수에게 살해당했음을 고백한다.

이후 복순은 복수의 녹슨 ‘부엌칼’을 갈며 ‘태수 죽이기’에 나선다. 태수 역시 복순과 나리를 처리하기 위해 지독한 추격을 시작한다.

‘몬스터’는 슬래쉬 무비에 코믹을 합쳐 놓아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피가 사방팔방으로 튀지만 그 속에서 나누는 태수와 익상, 두 사람의 엄마 경자(김부선)의 대화는 영화관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복순과 나리의 연기 역시 적절히 텐션을 줄이고 늘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개잡X’이란 노래는 듣고 나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사진=영화 '몬스터' 스틸컷]

이민기는 이번 영화로 확실히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과거 MBC ‘태릉선수촌’이나 영화 ‘연애의 온도’ ‘오싹한 연애’에서 보여준 가벼우면서도 로맨틱했던 캐릭터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냉혈 살인마로 완벽 변신했다. 특히 전신노출신은 이민기가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거쳤는지 느끼게 했다.

김고은 또한 타이틀롤로 분한 ‘은교’의 색깔을 지워버릴 만큼 인상 깊은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안서현 양보다 더 10살 아이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소년관람불가로 오는 1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