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 뽑아주세요”…STX조선해양, ‘눈물의 채용 요청서’

2014-0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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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인 STX조선해양이 떠나는 인력들의 재취업을 위해 국내 조선사에 이들의 채용을 적극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조선사 인사 담당직원들은 STX조선해양측으로부터 “우리 회사 출신 직원들이 취업을 희망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 이들은 STX조선해양측이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려운 것일 뿐, 직원들은 우수한 인재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울산 지역 중견 조선업체 관계자는 “회사의 공문서로 보내온 것은 아니고, STX조선해양 인사 담당 직원들이 평소 알고 지내고 있는 타사 동료들에게 구두로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해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STX조선해양은 지난 19일 채권단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과 1조3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결의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추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사실 STX조선해양 임직원들의 어려움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그룹의 경영악화로 각 계열사들이 채권단 관할 체제에 놓이기 전부터 회사 임직원들은 월급을 제때 못 받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안한 회사 분위기가 지속되자 두 차례의 구조조정과 별개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사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말부터 남해안 지역 조선업체들에 채용을 희망하는 STX조선해양 출신 직원들의 수가 늘어났고, 떠나는 식구들을 더 이상 붙잡을 여력이 없게 된 회사로서는 직원들의 새 출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 중견 조선업체 관계자는 “회사에 헌신한 직원들을 내보내는 일을 직접 담당한 인사 담당 직원들이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정에 자발적으로 나서 동료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느냐”며, “요청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STX조선해양 출신 직원들이 타 업체에 입사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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