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유럽산과 국산이 양분하고 있는 한국 상용차 시장에 미국산 대형트럭이 첫발을 내딛는다. 미국 상용차 업체가 국내에 공식 진출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 이후 처음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규모의 상용차 업체인 나비스타 인터내셔널(이하 나비스타)이 오는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국내 진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차를 소개한다. 나비스타의 미국 본사가 주도하는 이날 행사에는 성 김 주한미국대사가 축하 인사를 전하는 등 미국 대사관까지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180년의 역사를 지닌 나비스타는 상용차와 엔진 제조 전문기업으로 미국 상용차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나비스타는 자일대우버스의 중형버스 레스타에 엔진을 납품하는 등 그동안 국내 업체와 활발한 기술 교류도 이어왔다.
나비스타의 국내 총판은 충남 지역에 기반을 둔 천지인터내셔널트럭이 맡는다. 천지인터내셔널은 이번 출시행사를 기점으로 트랙터에 이어 덤프와 카고까지 판매 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본사 차원의 한국법인 설립 없이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총판 체계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업체에 이어 미국 업체까지 글로벌 상용차 업계가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수년간 국내 대형트럭 시장의 수입차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내구성과 연비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수입차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국내 대형트럭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국내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85%대까지 하락했다. 대신 유럽 업체인 다임러, 볼보, 스카니아, MAN, 이베코 등은 점유율을 15%대까지 늘리며 국산차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