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2. 돈밖에 모르는 어머니의 횡포를 이기지 못하고 이혼해달라는 아내의 요구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B씨. 집안의 강요 때문에 재혼을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새 아내는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딸에게 손찌검까지 한다. 배려 없는 새 아내와는 멀어지고, 그럴수록 전처를 향한 마음은 뜨거워진다.
사회면 신문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천만의 말씀! 19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연출 손정현·이하 '세결여') 속 오은수(이지아)와 정태원(송창의)의 이야기다.
오은수는 두 번 이혼하는 여자가 되기 싫어 남편 김준구(하석진)의 외도를 눈감아준 상황. 하지만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남편의 태도 때문에 하루하루 실망만 커져가고 있다.
정태원 역시 두 번째 결혼 생활이 녹록지 않다. 채린(손여은)과 손여사(김용림)의 강요에 못이겨 했던 결혼 생활이 순탄할 리 없었던 터다.
그는 정태희(김정난)에게 "내가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어머니도, 누나도 진즉에 버렸어야 한다. 마약중독자 살인자라도 자식은 부모를 부정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 버릴 수 없었다. 병든 사랑도 사랑이니까 그 사랑 받아먹고 자랐으니까"며 "8살짜리랑 경쟁하는 사람이다. 배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힘든 심경을 털어놨다.
이처럼 새 삶을 살고자 어려운 선택을 했지만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 시청자는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을 통해 '결혼'의 진짜 의미를 되새겨본다.
'세결여'는 사랑과 결혼, 이별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겪는 갈등을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혼의 상처에도 또 다른 사랑을 하고, 그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받는 여자들의 심리를 적절히 묘사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오은수의 대사와 정태원의 눈빛은 '끄덕' 거리게 된다. 오은수와 정태원,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