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말 유동성 위기, 인민은행 3주만에 공개시장조작

2013-12-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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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 연말 금융경색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3주만에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7일만기 역 환매조건부채권(RP) 290억위안(한화 약 5조원)어치를 24일 발행했다고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은 3주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연말 자금수요가 몰리고 시중에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에 나서지 않았다. 통화량이 시중에 과도하게 풀렸다는 판단과 함께 내년 춘절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우려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초 목표로 잡았던 총통화(M2) 13% 증가는 이미 물건너갔고 14%대로 막기만 해도 선방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은행간 금리와 RP금리가 급등하자 시장안정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주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이 아닌 단기유동성조작(SLO)을 실시해 시중에 모두 3000억위안이 넘는 자금을 공급했었다. 단기유동성조작은 자금난이 극심한 12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만 시행됐다. 단기유동성조작은 공개시장조작에 비해 RP의 만기가 짧기 때문에 총통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하지만 만기가 짧은 만큼 시장의 불안은 지속됐고 금리가 폭증했다. 이에 인민은행은 이날 7일만기 역RP를 발행했다. 만기가 7일인 만큼 자금공급을 받은 금융기관들은 내년초까지는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투입 소식에 중국 단기자금시장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7일물 RP 금리는 24일 전장 마감가 대비 3.39%P 급락한 5.55%로 개장했다. 23일 마감가는 8.94%였다.

▲시중은행 디폴트설 등 "흉흉"

하지만 중국의 금융경색 우려는 폭증하는 연말자금수요로 인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부동산경기와 증시에 비관론이 짙어지면서 펀드상품이나 신탁상품을 현금화하는 고객이 분기나 반기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일부 상품들은 금융사들이 무리한 영업을 벌이며 높은 확정금리를 보장하기도 했다. 지난 6월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다. 당시 7일물 RP는 11.6%까지, 하루짜리 은행간금리는 13.4%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방침 역시 중국내 자금유출을 가속시키고 있다. 또 중국 외환관리국의 핫머니 제제와 허위중계무역 억제 방침, 다음 달에 있을 IPO 개시 등의 여러 요인도 시중유동성을 고갈시키고 있다. 

때문에 중국내 7일짜리 RP금리는 23일 8.94%로 치솟았으며, 7일물 은행간금리는 8.8%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했다. 24일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으로 인해 시장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고객들의 펀드 현금화 행렬이 끊이지 않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중국 광다(光大)은행이 당시 만기도래한 채권, 펀드 65억위안을 결제하지 못해 익일 결제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올 연말 중국 시중은행의 채무디폴트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금경색 춘제까지 지속전망

중국 자오상(招商)증권 연구발전센터 셰야쉬안(謝亞軒)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소식을 발표한 것은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현재 상황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작지만 시중 자금 경색은 춘제 연휴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진(中金)역시 보고서를 통해 "매년 연말이면 정부지출이 증가하면서 대량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곤 했었지만, 올해는 공산당 정풍기조로 인해 정부지출이 예년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11월까지 정부예금은 2조위안 증가했지만 정부지출은 감소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둥관(東莞)은행의 천룽(陳龍)애널리스트 역시 "23일 오후부터 시장에 자금이 돌기 시작하며 RP이율이 소폭 낮아졌지만 금리가 낮아지고 금융상황이 안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는 중국 공산당 선전부가 경제지 등 일부 언론에 시중 자금 경색 보도의 수위를 낮추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언론이 중국의 금융상황을 자극적으로 전하면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중국 관영 뉴스 포털이 관련 내용을 사실 보도에만 국한했으며 그나마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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