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로빙룸에서 열린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 모두발언에서 "바로 이 자리에서 시작된 의회민주주의가 자유와 권리증진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왔듯이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가 지구촌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아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미래 비전 나누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자'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한국과 영국은 188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꾸준히 관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특히 한국전쟁 이후 60년간 눈부신 관계발전을 이뤘다"며 "양국간 교역액은 11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호투자 규모도 220억 달러에 달했다"며 관계 발전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제 두 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등 핵심가치를 공유하면서 세계 평화와 자유수호에 기여하는 지구촌 공동번영의 중요한 동반자로 나아가고 있다"며 "G20 정상회의와 사이버스페이스 총회의 성공적 발전에 두 나라의 협력이 크게 기여했고 이번 저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제 양국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미래를 향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먼저 두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과학기술과 산업능력이 합쳐지고 이에 더해 양국의 고유한 문화가 더해진다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는데 우리 두 나라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세계 인류가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두 나라가 함께 기여할 부분도 많다"며 "전통적 공여국인 영국의 경험과 신흥 원조국으로서 단기간에 빈곤을 극복한 한국의 역량이 융합돼 아직도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지구촌 빈곤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 "북핵 문제는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시급한 과제이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도 더이상 방치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저는 북한이 핵을 버리고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와야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상식과 국제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하고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이 영국 의원들과 대화를 가진데 대해 "의회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의회에서 이뤄진 것에 상당한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는 영국 의회 상·하원의장을 비롯해 7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모두발언이 끝난 뒤 참석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