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건설ㆍ철강주는 2009년 유동성 랠리에 힘입어 주도주로 선정된 반면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비주도주로 꼽혔다.
이에 비해 정보기술(IT)주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2011년을 제외하면 매년 주도주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주와 화학주도 같은 기간 각각 3차례와 2차례씩 주도주로 뽑혔다.
건설ㆍ철강 부진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연초부터 이달 1일까지 건설 및 철강ㆍ금속지수는 각각 14%, 9%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는 이 기간 2% 이상 올랐다.
건설 및 철강ㆍ금속주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에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총 비중만 보면 삼성전자가 속한 정보기술주(12%)보다도 높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8년 금융위기 전후로 건설은 부동산 호황, 철강은 중국투자에 힘입어 증시에서 두각을 보였다"며 "2009년부터 부동산은 장기침체, 철강은 중국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현재까지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과잉 현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주 또한 간판업체가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는 3분기 실적이 모두 증권사 실적 추정치를 밑돌았다.
삼성증권이 예상한 내년 주도업종 역시 경기 민감 대형주와 에너지, 첨단 소재 관련주에 집중돼 있다. 건설ㆍ철강은 또 빠진 것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세계 경기 회복 시기에 대형주 강세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최근 셰일가스와 전기차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 또는 첨단 소재 관련주가 유망해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건설ㆍ 철강은 내년에도 주도업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소외돼 온 만큼 경기 호전시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탄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