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쌓이고 가계는 빌리고"…꽉 막힌 돈흐름

2013-09-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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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부족 8년 6개월만에 최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2분기 자금부족 규모가 약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금부족 규모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내부에 쌓아둔 자금이 늘었다는 뜻이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2/4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일반 기업을 지칭하는 비금융법인의 자금조달 규모는 23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조원 줄었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차입을 이용한 간접금융 조달이 전 분기 18조3000억원에서 2분기 11조7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조달 역시 같은 기간 15조8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기업의 자금운용 규모는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 유가증권 운용이 늘었으나 금전신탁이 줄어들면서 30조8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8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운용비용에서 조달비용을 뺀 차액은 -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7조5000억원에서 대폭 감소했다. 이는 카드 사태 직후인 지난 2004년 4분기(7000억원) 이후 8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에 부족한 자금이 줄었다는 것은 곧 투자를 하지 않고 내부 유보금을 쌓아둔다는 얘기다. 실제로 2분기 국민계정 통계상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정유성 자금순환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이밖에도 SK하이닉스 등 상장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이전보다 좋아져 유보금이 늘어난 면이 있다”며 “공기업을 제외한 기업의 자금잉여 규모는 현재 3조8000억원을 기록중”이라고 말했다.

2분기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자금잉여 규모가 28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30조1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민간소비지출 증가를 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7% 증가했다.

이 기간 자금조달 규모는 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 차입 증가에 따라 17조2000억원으로 1조원 감소했던 전 분기에 비해 증가로 전환했다.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과 유가증권 증가에 따라 자금 운용 규모는 45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29조2000억원)보다 16조2000억원 증가했다.

2분기 현재 차입이 늘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전기대비 25조원 증가한 118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한은의 공식적인 가계부채 통계인 '가계신용'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와 비영리단체를 뺀 순수 가계의 부채는 6월말 현재 980조원이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1분기보다 19조8000억원 증가한 2549조6000억원이었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전 분기말 2.19배에서 2.16배로 하락했다.

한편 6월말 현재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1.3% 증가한 1경210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과 국외 부문을 제외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기업과 일반 정부를 합한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과 부채는 각각 5360조원과 3739조4000억원이었다.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43배로 전 분기(1.44배)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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