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시장의 성장과 발전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권시장은 1992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된 이후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장기업 수 등 양적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으나 증권거래시장의 국제화, 증권사의 경쟁력 등 질적 측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1991년말 686개에서 지난해 말 784개로 14.3% 증가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73조1000억원에서 1154조3000억원으로 14.8배 늘어났다.
국내 증권사 수 역시 2010년 이후 50개를 유지하고 있으며, 증권사 총자산은 1991년 3월말 1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월말 226조2000억원으로 12.4배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위탁매매 비중이 49.6%다. 미국과 일본의 위탁매매 비중이 각각 20.1%와 18.6%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편중된 상태다.
IPO(기업공개) 등 투자은행업무에 관한 전문성도 부족해 미국과 영국 등은 물론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증권사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IPO 실적은 2010년 69건 84억 달러에서 지난해 26건 8억 달러로 급감했다. 미국 및 홍콩의 IPO 실적은 각각 117건 39억2000만 달러, 44건 9억8000만 달러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한국거래소 조사 결과 현재 우리나라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100% 미만이다. 반면 미국은 124.4%, 대만이 160.4%(올해 4월말 기준)로 우리나라를 훨씬 웃돈다.
강 연구위원은 그러나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해 “우리나라 비상장 기업 중 상장 재무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6000개를 웃돌아 국내 증시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증권시장의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한국 거래소가 국내외 기업의 신규상장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증권투자자 보호와 IPO 시장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사가 투자은행업무의 전문성을 높여 업무차별화를 통한 적정수준의 수수료 수입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