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중고차는 M37 스탠다드(2011년식 기준) 2790만~369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수입차 대중화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도 수입차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19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중고차 판매량은 114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량은 2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수입 중고차의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한 중고차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년이 지난 수입 중고차의 시세 감가율은 신차 가격의 절반 수준인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에 몰리는 이유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 중고차는 시세 감가 속도가 빨라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한 중고차 사이트에는 같은 년식의 국산차보다도 저렴한 수입 중고차 매물이 많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M37 스탠다드(2011년식 기준) 중고차는 2790만~369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연식의 현대차 제네시스 BH 330 럭셔리 중고차는 2700만~만3700만원선이다. 인피니티 M37 신차 가격이 제네시스보다 5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중고차가 가격은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 수입차 매물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통상 3년간의 보증수리 기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보증수리 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산차의 두 배 이상인 공임과 부품값 등 고가의 정비료 영향도 크다.
원금 유예할부와 리스 등 수입차 업계의 다양한 프로모션도 중고 수입차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신차를 타다 3년 이후 유예금을 갚지 못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것.
이처럼 갈수록 증가하는 수입 중고차의 잔존가치 보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 중고차 시장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이다.
수입차 업체가 직접 품질을 보증하고 중고차 가격을 결정해 시장에서 급격히 하락하는 가격을 방지할 수 있다. 품질에 대한 신뢰도까지 높아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 일부 업체가 인증 중고차를 선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급증하는 중고 수입차 물량에 비춰본다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