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2곳 또 가동중단...올 여름 전력수급 ‘비상’

2013-05-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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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설치<br/>- 국내 원전 총 23기 중 멈춘 원전 10기로 늘어…블랙아웃 가시화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위조 부품이 사용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전력대란이 우려된다.

실제 원전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당장 6월부터 공급 차질로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고, 8월에는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4·5면>

정부와 전력당국은 이러한 예상치 못한 원전 정지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일부 원전의 가동 중단에 따른 하절기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확실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에 따른 엄단 및 철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원전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정말 중요한 문제임에도 그동안 여러 사고들이 발생해 왔다"면서 "앞으로 확실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투명하게 밝힐 뿐 아니라 또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서울 새문안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불량 부품이 들어간 원전 가운데 가동 중인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원자로를 정지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멈춘 원전은 모두 10기로 늘어나게 됐다. 원전 전체 설비용량(2071만6㎾)의 38%인 771만㎾를 가동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설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제어케이블은 원전 사고 발생 시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에 동작신호를 보내는 안전설비다.

문제가 된 부품은 원전을 제어하는 케이블로 온도와 습도, 압력 등의 제어성능이 기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검수를 맡은 직원은 성능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자 신고리 1호기의 경우 정비기간을 연장해 불량 부품을 교체토록 하고, 신월성 2호기도 운영허가 전까지 부품 교체를 결정했다.

전력당국은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설비용량이 각각 100만㎾라는 점에서 올 여름 전력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이번주부터 2주일간 하루 평균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6800만㎾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총 200만kW의 공급능력이 감소하게 돼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애초 계획된 전력공급 6800만kW에 못미치는 6600만kW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무더위로 평균 200만~300만kW의 냉방수요가 급증할 경우 자칫 전력대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우려다.

여기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8월에는 통상 전체 발전설비의 98% 가까이 풀가동되고, 올해의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7650만㎾까지 오를 전망이어서 블랙아웃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예비전력이 500만㎾ 아래로 떨어져 전력수급 경보 '준비'가 발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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