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대패한 것은 물리적 전투가 아니라 장간의 편지에서 비롯됐던 주유의 루머 때문이었다."
KT의 ‘입’ 김은혜 KT홍보실장(전무)이 항간에 떠도는 이석채 KT 회장을 둘러싼 각종 루머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김은혜 실장은 30일 저녁 무교동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루머는 대상자, 배포자, 이슈 배포자 모두에게 위험스럽다"며 그동안의 소문들을 일축하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논란의 핵심인 이석채 회장의 거취에 관해 운을 뗐다.
김 실장은 "(이 회장이) 3월에는 몸이 편찮아서 경영이 어렵다는 ‘와병설’이 돌다가 4월에 입원설이 나왔고,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지자 5월에 퇴진한다는 ‘루머 로드맵’까지 나돌고 있다"며 "이사회에서 거취 표명을 한 적도 없고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법조인력을 전진 배치해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김 실장은 "자리를 따로 만든 것이 아니라 전임자 퇴임에 따른 충원 차원"이라며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면서 법무업무도 방대해져 판사출신 박병삼 법무담당 상무도 영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이 회장의 배임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스마트 애드몰 사업,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 사업, KT이노에듀(사이버 MBA) 사업 등 민감한 세 가지 사안을 먼저 꺼냈다.
그는 "KT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가상재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교육사업"이라며 "투자대비 효과가 크고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오아이씨를 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노에듀 인수도 그 연장선에서 보면 된다"며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은 당시 보유주식 매각에 동의한 32명의 주주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고 오아이씨 지분 매입과 관련해선 회사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참여연대가 제기한 스마트 애드몰은 이 회장 임기 이전인 2008년에 입찰참여가 결정됐으며, 연대책임 조항도 취임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마트 애드몰에서 발을 빼지 않는 배경과 관련해 박병삼 상무는 "임의로 빠져 나오면 도시철도에 제출한 보증금 140억원과 별도 지급 보증금 2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며 "공사랑 계약을 했기 때문에 책임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손을 떼면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추후 관급 사업수주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40억원 연봉 및 타워팰리스 사택 논란과 관련 김 실장은 "공시자료를 보니 지난해 등기이사의 1인 평균 임금이 13억원이다. 이것도 1년 안에 지급되는 보수가 아니라 퇴직충당금, 주식으로 지급되고 세금까지 내야 하는 장기성과급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SK텔레콤은 등기임원 평균 보수가 31억원 정도가 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왜 이러한 연봉 40억원 소문이 나는 것인가 생각해보니, 이사 보수한도와 헷갈리는 것 아닐까라는 추측이 든다"며 "회장 자택도 이사회 의결에 따라 정당하게 조치된 것이고 지금은 회사의 비상경영 차원으로 타워팰리스에서도 나왔고 차량 등급도 낮췄으며 연봉도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정관 개정으로 이 회장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김 실장은 "정관 변경으로 오히려 경험있고 역량있는 인재를 발굴하기가 수월해졌다"며 "이사회 의장을 봐도 미국 회계법인 ‘SOX (Sarbanes-Oxley)’ 규정에 따른 재무회계 전문가이며 각 분야에서 검증된 분을 영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사회에서 측근으로 구성했다면 DJSI(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에서 글로벌 2회 연속 1위를 할 수 있었겠는가. 한국 기업지배구조 연구원에서 2002년 이래로 계속 에이플러스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민영화 된 KT가 아직도 공기업이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또 공기업은 언제든 변곡점이 생기는 부분에서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일부 내부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성장통으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니 긍정적으로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김 실장은 끝으로 "기업의 무한 경쟁 상황에서 이같은 소모적인 일을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담당 임원으로써 미안한 심정"이라며 "소문과 보도와의 간극이 사라지고 있어 부득불 해명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