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든 아마추어든 슬로 플레이어는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공식 대회에서 한 라운드를 2시간30분에 마친다. 지난해 미국PGA투어 존디어클래식 3라운드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인공은 빌리 호셸(27·미국)이다. 그가 지난달 29일 끝난 미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플레이 속도에 관한 얘기가 다시 불거졌다. 그처럼 빨리 플레이해도 우승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논리다. 이는 중국의 소년골퍼 관톈랑이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슬로 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고, 미국골프협회에서 플레이속도에 관한 재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 반면 슬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들도 있다. 벤 크레인, J B 홈스, 글렌 데이, 션 오헤어 등이 대표적인 ‘거북이 골퍼’다. 크레인은 플레이가 느려 동료선수 로리 사바티니와 멱살잡이 직전까지 갔고, 데이는 ‘글렌 올(all) 데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잭 니클로스가 슬로 플레이의 원조라고 말한다. 타이거 우즈도 느린 편이고, 재미교포 케빈 나도 2년전까지는 지루한 왜글과 프리샷 루틴으로 유명했다.
어떤 것이 슬로 플레이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대체로 자신의 순서에서 샷을 할 때는 40초 이상, 퍼트할 때는 60초 이상이 걸리면 슬로 플레이어로 본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주최측은 1∼2라운드 스리섬 때에는 4시간30분, 3∼4라운드의 투섬 때에는 3시간45분으로 경기시간을 제한했다. 미PGA투어에서는 동반 그룹에서 맨먼저 샷을 하는 선수에게는 60초를 주고 다음 선수들에게는 40초의 시간을 부여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처음엔 경고, 두 번째는 1벌타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된 것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