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그런데 쏟아지는 멘션 중 김 사장의 해임을 아쉬워하는 의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절대 다수가 김 사장의 해임을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김 사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중은 김 사장이 재임 3년 동안 한 방송사를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10년 3월 부임한 뒤 19개 지역 MBC 계열사 및 자회사의 인사를 단행했다.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피디수첩' 김환균 CP를 비롯해 MB정권에 비우호적인 것으로 낙인 찍힌 MBC 조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비합리적인 조치에 MBC 노조는 반발했고, 이는 170일에 걸친 장기 파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 사장의 횡포는 그칠 줄 몰랐다. 회사의 분열을 통합한다는 미명 아래 보복성 인사의 칼을 휘둘렀다. MBC의 간판으로 활약해온 얼굴들은 하루 아침에 화면에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인력이 MBC를 떠나야 했으며,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회사측의 외부 경력기자 채용은 내부 갈등을 초래했다.
이 같은 작태는 MBC의 공신력을 심각하게 훼손시켰고, 곧바로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MBC의 자존심이었던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흔히 말하는 '애국가 시청률' 수준까지 추락했고, 방송시간을 오후 8시로 옮기는 긴급처방도 별무소용인 상황이다.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김 사장은 떠나지만 후유증을 회복하기엔 상당한 진통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벌써부터 후임 사장을 둘러싸고 김 사장과 뜻을 같이했던 모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보수성향의 한 인사는 트위터로 사장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독하게 추웠던 겨울이 가고 있지만 MBC 구성원에게 겨울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들에게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상처를 회복하고 제 모습을 찾는 것은 결국 그들의 몫이지만 그 뒤에는 추락하는 MBC를 보며 안타까워해온 수많은 시청자들이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