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병원비 ‘왜 비싸나’

2013-01-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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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 간 동물진료비 표준 기준 ‘힘겨루기’<br/>-일부 지방 동물전문병원, 협회 차원의 담합 진행 중…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자식이 없던 주부 A씨(대전, 32)는 애완견 한 마리를 분양받고 각종 예방 접종 차 동물전문병원을 찾았지만 비싼 진료비에 깜짝 놀랐다. 초진료와 귀 내시경 후 처지 비용·혈액검사·광견병 주사 등 각종 비용을 종합하면 2년 전보다 15% 껑충 뛰었다.

A씨는 “부담을 줄여보려 동물병원이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지만 대부분 가격대가 비슷했다”며 “동물병원 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들었지만 지방은 해당되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일부 지역 동물전문병원 등 반려동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999년부터 동물의료수가제를 폐지하면서 동물병원은 표준가격 없이 고성장을 이어가는 ‘무풍지대’다. 특히 동물병원이 밀집된 지방 도시에서는 진료비 담합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동물병원의 진료비는 표준가격 기준이 없는 관계로 ‘부르는 게 값’. 이는 시장 자율과 병원 간 경쟁 촉진 등 자연스러운 진료비 인하를 위해 동물의료수가제가 폐지된 원인 탓이다.

동물의료수가제 폐지로 고가의 검사료와 수술 부작용 등 터무니없는 진료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등 불공정 약관도 만연돼 있다.

특히 양질의 동물진료서비스 경쟁은 퇴색된 채 특정 지방을 중심으로 협회 차원의 진료비 담합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 한 동물전문병원 실장은 “지역 협회 차원에서 동물병원 관계자 모임을 주선해 진료비에 대한 가격을 협의하는 등 잦은 모임을 진행해왔다”며 “인근 병원들 보다 상대적으로 진료 단가가 낮은 우리병원도 이에 동참해야하는 것 같아 불편스럽다”고 제보했다.

그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동물진료비 표준 가이드라인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틈을 타 표준 책정가인 것처럼 진료비를 슬그머니 올리는 것에 합의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지역을 필두로 진료비 고가 기준이 시장 전체에 정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물의료수가제는 관계 부처와 계속 논의하고 협의해 나가면 무리 없는 일이나 동물진료서비스의 시장 경쟁은 우선 시 되는 게 맞다”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소비자의 비용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담합 등은 적발 시 엄중 제재할 수 있다. 적극적인 신고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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