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자연구소 후룬(胡潤)이 15일 발표한 ‘2013년 중국 백만장자가 선호하는 명품’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고급 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의 순위가 지난 해 5위에서 올해 13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중국 군부는 군대 기강강화 지침을 발표해 군인들의 특권을 철폐하고 근무시간 음주, 초호화 축하연 금지 등 금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고위 관료나 기업인들의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마오타이주가 직격탄을 맞은 것.
고급 시계 브랜드 역시 중국 부자로부터 외면당했다. 최근 중국 누리꾼들이 롤렉스를 비롯한 값비싼 명품시계를 찬 관료들을 꼬집어 ‘시계오빠(表哥)’라는 별명을 붙이고 이들의 부정부패를 집요하게 파헤친 탓이다.
이밖에 중국 거물 정치인의 상징으로 꼽히는 아우디 순위도 지난 해 7위에서 올해 한 계단 추락했다. 특히 아우디 A6 검은색 모델은 교통 법규를 무시한 채 도로를 무법질주하는 행위로 중국에서 부패 관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아우디가 벤츠 리무진보다 더 많은 대중의 반감을 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11월 취임 후 첫 열린 정치국 업무회의에서 ‘물건이 먼저 썩고 벌레가 생긴다(物必先腐以後蟲生)’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부패가 만연하면 당도 국가도 망한다"고 경고하는 등 연일 반(反)부패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중국 공직사회 사정바람으로 전 세계 명품시장 성장세를 지탱해왔던 중국 명품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중국인 명품 구매의 30%는 업무 상 선물용인데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중국인의 명품소비가 수그러들었다고 분석했다. 베인앤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공직사회 사정바람과 불경기까지 겹치며 중국 대륙 명품시장 증가율은 7%에 그쳤다. 2011년의 30%에서 훨씬 둔화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