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유통분야 서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조사한 4807개 납품업체 중 영세한 1000여개 업체가 폐업 등을 이유로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또 나머지 3000여개 업체는 대형유통업체들의 보복과 불이익 등을 우려해 대답을 꺼리면서 877곳만 응답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업체수와 비교하면 평균 25%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특히 실태조사 대상기간이 2011년 1월부터인 것을 감안하면 그 당시부터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던 4807개 영세업체들 중 1000여개는 부당납품 때문에 폐업했다는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201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2010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대형마트 4.9%, 백화점 9.5% 증가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세로 대형마트, 백화점 모두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2011년에는 대형마트, 백화점 모두가 전년 대비 각각 3.7%, 13.6%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MB정부 시절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주의)’ 정책이 주요했다는 분석과 골목상권 침범,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부당이익 등도 매출 증가 요인에 배제할 순 없다.
업계 전문가는 “‘친기업주의’로 표명되는 MB정부의 성장 중심 정책 과정에서 대형유통업계의 자사 배불리기가 심화돼 온 건 사실”이라며 “최근 2년간 폐업 등의 사유가 대형유통업체의 부당납품 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폐업, 주소지 이전으로 인해 소재불명인 납품업체가 한 1000개 정도 된다”며 “모든 업체들이 다 폐업을 했다고 결론 내리긴 어렵고 업체들의 폐업 요인에 대해서는 올해 서면실태조사를 통해 조사할 수 있으면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면실태 결과 ‘판촉행사 서면 미약정’, ‘부당반품’, ‘판촉행사 비용 부당전가’등의 불공정행위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