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인천 송도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위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매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 소식 이후 송도 국제도시에 부동산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송도 더샵하버뷰 1차(전용 85㎡)의 경우 지난 20일 송도의 GCF 사무국 유치 확정 이후 1500만원가량 올라 4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송도 푸르지오하버뷰(전용 101㎡)도 호가가 일주일 전보다 2000만~3000만원 뛰었다.
송도동 하버뷰공인 이수연 대표는 "얼마 전까지는 기존 아파트값이 신규 아파트 분양가에도 못미쳤는데 GCF 사무국 유치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그나마 나와 있던 매물도 자취를 감춰 가격이 얼마나 더 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미분양 물량도 속속 팔리고 있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분양담당자는 "GCF 유치 발표 이후 최근 며칠 동안에만 가계약을 포함해 총 70여건의 계약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다음달 분양 예정인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마스터뷰'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분양을 한 달 가까이 남겨놓고 있지만 벌써부터 분양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경매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도 소재 법원경매물건의 10월 낙찰가율은 96.17%로 월별 낙찰가율 기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매 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천지법 경매5계에서 열린 송도 A아파트에 무려 18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감정가 3억6000만원의 이 물건은 지난달 19일 처음 경매에 나왔다가 유찰된 바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해당 아파트가 GCF 사무국 입주 예정지인 송도 아이타워 동쪽 1.7㎞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보니 향후 시세차익 기대감에 응찰자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서 최모씨는 최저가 2억5200만원에서 4400만원이나 더 많은 2억9612만원(낙찰가율 82.26%)을 써내 A아파트의 새 주인이 됐다. 이 금액은 현재 시세의 하한가인 2억9500만원보다 100만원가량 더 비싼 것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송도는 그동안 베드타운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GCF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국제 수준의 업무중심지구로 변모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게다가 송도에 영리병원과 국제학교가 들어서고 각종 개발규제도 풀리게 되면 부동산투자 열기는 더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