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채권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은 458조800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집계한 것으로 대기업 대출이 전월말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훨씬 적다.
은행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대기업보다 자금력이 부족해,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에서 경기 침체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을 감안, 은행권에 지원 확대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다양한 지원방안을 시행하고 나선 상태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들은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서는 침묵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3월말까지 중소기업 대출금이 6조69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10년 7조1305억원에서 지난해 12월말 6조9500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더 줄어든 것이다.
씨티은행 역시 3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7조857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씨티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 역시 2009년 7조3700억원에서 2010년 7조3800억원, 지난해 말 7조5700억원으로 3년간 2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여느 지방은행보다도 적은 규모다. 부산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기준으로 15조7400억원을 기록했으며, 대구은행은 13조708억원의 대출금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은행은 또한 중소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서 주는 신용보증기금에 지난해 한 푼도 출연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출연액은 0원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소기업의 경우 부실우려가 높기 때문에 대출 심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 및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리스크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본사 방침상, 쉽사리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가 악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금융지원을 재촉하고 나서자, 이들 은행도 마지못해 손을 들고 나서는 모양새다.
SC은행이 중소기업 원화대출 최고금리를 연 17%에서 14%로 3%포인트 인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씨티은행도 가계와 더불어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