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 전쟁… 향후 시나리오는?

2012-08-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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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삼성전자가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미국 특허소송에서 배심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사실상 완패했다.

애플이 이번 평결을 계기로 전방위적 특허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긴장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향후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사내미디어인 ‘삼성전자Live’와 삼성그룹 미디어인 ‘미디어삼성’에 공지문을 올려 지금까지 전개된 애플과의 소송 내용과 앞으로의 대응 방침에 대해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배심원들이 내린 평결에 이의(평결불복법률심리ㆍJMOL)를 제기하는 것은 물론 판사의 최종 판결 이후에도 결과에 따라 항소와 상고 등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수립한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해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이 모여 연일 대책 회의를 갖고 앞으로 대응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 중이다.


◆ 명예회복 급선무

삼성전자로서는 명예회복이 급한 실정이다.

이번 평결로 삼성전자는 ‘카피캣(모방꾼)’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기 때문이다.

평결에 따른 이미지 악화로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법원은 애플에 오는 28일까지 미국내 판매금지를 요구할 삼성전자 제품을 제출하라고 명령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이번 소송과는 무관한 듯 보이지만 역시 전작들과 유사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추가 소송을 통해 미국내 판매 금지 대상에 포함될 경우,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법원의 판결 결과가 나올 경우 즉시 항소 준비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배심원 평결이 대부분 판결로 이어지는 만큼 항소에 올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에서는 배심원들이 아니라 전문판사들이 심리를 한다.

또 연방특허법원에서 열리는 만큼 다른 나라의 판결 사례도 반영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오는 31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서 나오는 애플이 삼성전자 일본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중간판결도 양사의 소송전에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항소가 이어지면 최종 판결까지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이지만 삼성전자는 끝까지 가보겠다는 심산이다.

◆ 반격카드는

미국의 이번 평결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이번 특허 전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실제로 애플의 특허권이 광범위하게 인정되면서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드로이드 진영이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 측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분쟁과 관련해 “(법정에서 애플이 주장한 특허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특허로 애플에 반격할 가능성도 높다.

다음달 시장에 공개될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이 LTE 버전으로 나오면 특허 소송 2라운드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LTE 분야에서 ‘표준 특허’ 외에 ‘상용 특허’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결국 LTE 시장에선 삼성의 특허를 피해 나갈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톰슨 로이터와 평가 전문업체인 AOP(Article One Partners)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의 LTE 특허 경쟁력 점유율은 노키아 18.9%, 퀄컴 12.5%, 삼성전자 12.2%, 에릭슨 11.6%, LG전자 7.5% 등의 순으로 평가되고 있다.

◆ 물밑 협상은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소송을 통해 낭비되는 양사의 시간과 비용을 따지면 물밑 협상을 통한 화해 방안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양사 최고 경영진은 여러차례 만난 바 있어 서로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로서는 미국에서의 패배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자세에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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