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원가절감 차원에서 전기사용량을 줄여왔던 산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에 따른 에너지 감축의 여력이 없어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경제부의 결정에 따라 6%오른 전기요금의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행중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원가절감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정부에서 요구하는 절전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전기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이어져 왔지만 전기료 인상은 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력사용 감축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사용량으로 지출하는 비용만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반도체나 제철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 전기요금이 6% 인상되면 한 해에 추가로 들어가는 전기요금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이미 시행된 만큼 이제는 이 같은 요금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생산라인을 멈췄다 재가동하려면 많게는 수십에서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은 업계 특성상 자동차나 조선업계와 같이 생산라인을 멈추고 집단휴가를 통해 비용절감을 할 수 도 없어 고민이 더 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경우 최대 8000억 원의 전기료를 납부하고 있어 이번 인상을 통해 많게는 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나 SK하이닉스 역시 이번 요금 인상으로 200억에서 300억 원 가량의 추가 비용 부담이 들어간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에서는 생산현장 비용 외에 들어가는 전기를 줄이기 위해 필사적이다.
LG전자는 각 사업장 별로 전기절약을 실시하는 것 외에 지난달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환경전략실 주관으로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량을 실시간으로 체크, 기준 사용량을 초과할 경우 사업장에 즉시 알려 냉방 온도를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 6월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절전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는 삼성의 경우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기 위한 방법을 쓰고 있다.
각 사업장에서 불필요하게 낭비하고 있는 에너지 전력을 감시하는 ‘에너지 패트롤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사내방송을 통해 꾸준히 전기절약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철강업계도 전기료 인상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6.5%인상될 경우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영업이익은 각각 3%, 1.1% 등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만큼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도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어 전기료 인상에 따른 비용을 다른 곳에서 보충해야 할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