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어닝쇼크에도 삼성전자 주가 디커플링 조짐

2012-07-2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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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 '협력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그동안 두 기업은 특허전에 있어선 날선 공방을 펼쳤지만 실적을 통한 주가는 단기간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애플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주가 차별화 가능성을 높였다.

24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 6월 회계연도 3분기(4~6월)에 매출 350억 달러, 88억 달러(주당 9.3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9.6% 증가했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한 주당 10.4달러에는 못 미친다. 분기 매출 총이익률도 42.8%로 기대치 43.8%를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증시 주요 변수로 애플 실적 발표를 꼽고 있었다. 애플의 실적은 그동안 단기간이나마 삼성전자와 주가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고 삼성전자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월 20일 애플이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한 후 첫 거래일에 애플은 1.34%, 삼성전자는 4.68% 상승했다. 그해 7월 19일 3분기 실적 발표 뒤 첫 거래일에도 애플이 2.66%, 삼성전자가 3.52% 올랐다. 두 분기 모두 시장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그해 4분기 예상보다 낮게 애플 실적이 나왔을 때는 삼성전자 주가도 힘을 받지 못했다. 애플이 -5.59% 하락한 날 삼성전자는 0.33% 상승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애플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해 6.24%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0.81% 상승에 그쳤다. 시장 예상을 깨고 순이익이 93% 급등한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한 2분기 실적 발표일(4월 25일) 역시 애플은 8.8% 급등한 반면, 삼성전자는 1.7% 상승에 머물렀다.

애플은 이번 실적 발표 후 장외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지만 삼성전자는 25일 1%선 내림세에 그쳤다. 이날 코스피가 1%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의 상관계수는 0.8 정도로 주가 간 강한 동조화를 보여왔다”며 “하지만 두 종목의 주가 동조화를 깨뜨리는 대외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애플은 나란히 각자 속해 있는 시장의 주도주였다. 1분기 애플은 41% 상승률로 나스닥과 S&P500을 이끌었고 삼성전자는 코스피에서 21% 상승했다. 하지만 애플과 달리 국내 증시의 경우 대외 악재 우려감이 보다 강해 삼성전자 주가가 기대치만큼 오르지는 못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난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이 단기간 상관관계가 높지만 장기적으로 주가 동조화는 깨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의 수익 구조가 부품에서 휴대폰으로 집중되며 애플 수혜 강도가 약해졌고 갤럭시s가 애플의 아이폰 못지 않게 경쟁력을 갖추며 두 종목의 주가가 수혜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를 움직이는 요소는 이제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휴대폰인데 애플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춰 (그동안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갔다면) 향후 애플의 주가와는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의 변곡점은 아이폰5 신제품 출시 향방”이라며 “만일 아이폰5가 지연된다면 애플 주가에 부정적인 반면 삼성전자가 오르고 반대라면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 실적이 ‘숫자’보다 ‘아이폰 5’ 출시가 언제일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실적 부진은 휴대폰 섹터 전반에 부정적이지만,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프폰 경쟁력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향후 애플의 아이폰5 양산 및 출시 시점이 이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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