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지난해부터 에쿠스ㆍ제네시스 상품성개선 모델, 럭셔리를 표방한 한정모델 제네시스 프라다 등을 잇달아 내놨으나 수입차의 거센 파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 벨로스터가 젊은 층에 반향을 일으킨 걸 제외하면 사실상 패배였다.
이달 7일, 16일에 각각 판매가 시작된 기아차 K9과 현대차 신형 싼타페에 현대기아차가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 신형 싼타페 출시 때 “경쟁모델은 아우디 Q5”라고 공언했다. 2800만~3800만원의 싼타페와 최소 6000만원인 Q5은 비록 크기는 비슷하지만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직접 경쟁모델이 될 순 없다. 하지만 그만큼의 자신감이 있다는 걸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9도 마찬가지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실장(상무)은 “BMW 7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고 했다. 7시리즈와 동등한 성능에 5시리즈와 붙을 만한 가격대를 책정(5200만~8600만원), 경쟁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K9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에서 “성능ㆍ편의만 놓고 보면 결코 밀리자 않는다”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가 경쟁상대로 지목한 BMW 7시리즈와 K9(위), 신형 싼타페와 역시 경쟁상대로 지목한 아우디 Q5(아래) (사진= 아주경제DB) |
싼타페의 경우 디젤 엔진의 역사에선 뒤지지만 동급 2.0ℓ 기준으로 힘이나 연비도 아우디 Q5에 비해 오히려 앞선다. 싼타페 2.0은 184마력, Q5는 170마력이다. 무엇보다 국산 디젤차의 한계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이 확실히 나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된 평가다. 스마트폰을 활용, 시동이나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도 처음 도입했다.
K9의 경우도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시리즈 등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 첨단 편의사양이 탑재됐다. 대표적인 게 운전자 시야 앞 창에 주행정보가 비춰지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주행 방향 및 속도에 따라 빛의 방향과 거리가 달라지는 어댑티브 풀 헤드램프다. 역시 텔레매틱스 서비스 ‘유보(UVO)’가 최초 도입됐다.
초기 관심도는 폭발적이다. 이달 말 기준 신형 싼타페는 2만3000여대, K9이 약 5000대가 예약됐다. 이미 ‘히트’는 사실상 예약된 상태다. 이제 남은 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 수입차 시장의 견제다. 이번엔 얼마만큼의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