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행정법원은 롯데쇼핑·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GS리테일·홈플러스 등 유통업체들이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 제기한 영업시간 제한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해당 업체 매출 손실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유통기업의 상생발전이라는 공익이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소송이 진행 중인 수원지법과 인천지법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지난 6일 대형마트·SSM 업체들은 “헌법상 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해당 지자체들에 관련 조례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이들 업체들은 항고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사실상 영업시간 제한 조례를 무효화시킬만한 명분이 사라졌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치권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체인스토어협회가 제출한 헌법소원 경우도 판결이 나는 데 최대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대형 유통업체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 2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물건너 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또 이번 법원 판결로 인해 대형 유통업체들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조례안을 개정하는 지자체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 광진구 의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조례에 제동을 걸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광진구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행정법원이 관련 조례를 합법으로 판결함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 조례 지정을 멈출 수 있는 길이 사라진 셈이다.
이와 관련,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상 해당 조례대로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개별 업체 단위로 대응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체인스토어협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